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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서 떨어진 뒤 죽여야겠다 결심”…88세 노모는 왜 47세 아들을 독살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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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본 내용은 사진과 무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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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을 독살한 노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중국 광저우 중급인민법원에서는 광둥성에 거주하는 88세 노모 A씨가 2017년 다운증후군을 앓던 47세 아들 샤오리에 수면제 60알을 먹여 살해한 사건의 공개 재판이 열렸다.

재판에서 밝혀진 내막은 이러했다. A씨는 결혼 후 6년 만에 샤오리를 얻었으나 5세가 되도록 걸음마조차 떼지 못했다. 더딘 아들의 발달은 10대가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아들은 17세가 되는 무렵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성인이 돼도 아들의 지능이 5~7세에 머물 것이라는 의료진의 진단은 A씨를 더욱 절망케 했다. A씨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A씨는 둘째를 포기하면서까지 첫째에 대한 보살핌에 매달렸다. A씨 부부는 아들에게 글과 말하는 법을 가르쳤고, 아들은 15세에 “엄마”라고 입을 뗐다. 하지만 긴 문장으로 대화를 나누기 어려운 탓에 시장에서 혼자 물건을 구매할 수도, 누군가와 소통을 할 수도 없었다.

성인이 된 아들에 대한 고민을 갖던 A씨 부부는 아들에게 평생의 짝을 맺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A씨는 고가의 예물과 집 한 채를 준비한 채 아들과 평생 함께할 여성을 기다렸으나 중매쟁이를 다 만나도 장애를 가진 아들과 결혼을 하겠다는 여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30세가 된 샤오리의 병세는 더욱 깊어졌다. 뇌 위축증이 진행됐고 종아리 근육이 약화하면서 정상적 보행이 힘들어졌다. 침대에만 있는 날들이 늘어갔고 A씨는 아들의 몸에 욕창이 생기지 않게 하루에도 몇 번씩 아들의 몸을 소독했다.

하지만 A씨는 단 한 번의 일로 아들을 죽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지난 2017년 아들이 먹을 밥을 짓던 A씨가 계단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A씨는 두 시간 동안 의식을 잃었다 깨어난 후 문득 자신이 죽은 후 아들을 돌봐 줄 사람이 없는 것을 느꼈다고.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나뿐이었다”고 A씨는 말했다.

A씨가 아들에게 수면제 60알을 먹인 것은 그 해 5월9일이었다. 아들의 생명이 꺼져가는 것을 바라본 뒤 곧바로 경찰서로 찾아가 자수했다.

재판에서 줄곳 눈물을 쏟던 A씨는 최종 발언에서 “이번 생에 (나의) 아들로 태어나서 평생을 고생하게 만든 것이 미안하고, 고맙다”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재판부는 A씨의 고의 살인죄는 인정하나, 살해 동기와 자수를 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4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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