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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갈아탔다 2430만원 날렸다"…'보험의 꽃' 종신보험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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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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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금보험 가입을 망설이고 있던 직장인 이모(남성·40대) 씨는 얼마 전 아는 설계사로부터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종신보험에 가입하라"는 전화 한통을 받았다. 일단 계약은 종신보험으로 했다가, 추후에 필요하면 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쓰임새가 유용하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씨는 종신보험을 연금으로 전환하는 것과 연금보험에 직접 가입하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이 나은지, 도통 감이 오질 않는다.

요즘 재테크 시장에서는 연금보험과 종신보험의 연금전환 특약을 놓고, 혼동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종신보험의 연금전환 특약을 마치 연금보험과 똑같은 것처럼 설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종신보험, 노후를 위한 연금기능' 설계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 따라온다. 하지만 따져보지 않고 무작정 연금으로 전환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종신보험은 사망 시 유족들이 사망 보험금을 받고, 생존 시 특약을 통해 암·3대 질병, 성인병, 수술비 등의 의료비 보장이 가능한 보장성 보험에 속한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한다는 보험의 본질에 가장 근접해 '보험의 꽃'으로 불린다. 하지만 최근 불완전판매 관련 대규모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불완전판매 관련 보험 민원은 총 4695건으로 종신보험 비중(3255건, 69.3%)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종신보험 민원은 10·20대의 비중이 36.9%(1201건)로 전 연령층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그 뒤를 30대 26.4%, 40대 16.0%, 50대 8.5%, 60대 이상 1.8%(연령 미입력 등으로 파악이 불가한 10.4% 제외) 순이었다.

김범수 금감원 금융상품분석국 부국장은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민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민원 다발 보험사에 대해서는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다"며 "보험사가 자체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도 하겠다"고 말했다.

종신보험→연금전환의 함정


보통 갖고 있는 종신보험을 연금으로 갈아타면 기존 종신보험은 종료되고 전환시점의 해지환급금이 연금재원으로 마련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납입한 보험료 중에서 돌려받는 비중을 나타내는 '해지환급률'이 100%에 도달하는 시점이 연금보험은 평균 8년 정도이지만 종신보험은 이 보다 10년이나 더 긴 18년에 달한다. 즉 같은 조건에서 해지하면 연금보험 보다 종신보험의 해지환급금이 더 적어진다는 것이다. 해지환급금이 적다는 것은 종신보험을 연금으로 갈아탈 때 그만큼 연금 수령액이 줄어 든다는 것을 뜻한다.

위 이씨 사례처럼 40세 남성이 종신보험에 매달 26만2000원씩 20년간 1억원을 한도로 가입했다가 60세에 연금으로 전환했을 경우와, 40세에 연금보험에 가입해 60세부터 연금을 수령할 경우를 가정해 보자.

이 씨가 20년간 내는 보험료는 6288만원이고, 여기에 이자를 더하고 사망보장 위험보험료와 보험사 운영에 필요한 사업비를 뺀 적립금은 5586만원이다. 이 씨가 60세에 종신보험을 연금으로 갈아타면 매년 받는 연금 수령액은 263만원이 된다. 하지만 동일한 조건으로 처음부터 연금보험에 가입하면 적립금은 7742만원이며 연금 수령액도 344만원으로, 매년 81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연금에 가입한 뒤 향후 30년동안 수령한다고 가정하면 이 씨는 약 2430만원을 손해를 보는 셈이다.

설계사 수당 등이 포함된 사업비 비중을 보면 대개 연금보험은 보험료의 10~12%이지만 종신보험은 25~30%에 달한다. 종신보험의 사업비가 연금보험 보다 2~3배 많은 만큼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돈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로 인해 종신보험을 연금으로 전환할 경우 수령액은 같은 조건의 연금보험의 76.5%에 그치고, 중도해지 시 환급액도 77.7%(10년 경과 시)에 불과하다.

사망보험금 vs 연금수령 유리한 것은


그럼, 종신보험을 사망보험금으로 받는 것과 연금으로 받는 것 중에는 어떤 것이 더 유리할까. 이 경우엔 연금전환 시점의 금리 수준과 본인의 기대수명에 따라 달라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연금으로 전환하면 종신보험 공시이율이 아닌 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을 적용한다. 보통 '공시이율'은 연금보험이 더 높고, '최저보증이율'은 종신보험이 높은 편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금리가 높은 상황이면 연금으로 받는 것이 낫다. 반면 요즘처럼 초저금리 상황에서는 최저보증이율이 높은 종신보험이 유리할 수 있다. 보험가입 기간 동안에 금리가 높아 적립금이 크게 불어났거나, 수명이 길 것으로 예상될 경우에도 연금전환이 유리하다.

경제적 여건 등으로 종신보험을 해약하고 싶을 땐 연금 선지급특약을 활용해 보자. 굳이 종신보험을 해약하지 않고도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일정비율 줄이고, 감액한 만큼 나오는 해지환급금을 연금으로 이용하면 '사망 보장과 연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사망보험금은 줄어들고, 연금은 미리 정해진 금액만 수령할 수 있다. 또 상속자산이 있는 가장이라면 종신보험은 상속세 납부재원을 마련하는 좋은 재테크 수단이 된다. 상속세는 누진세율 방식이 적용되는데 사전에 상속자산 규모를 파악한 뒤, 적당한 금액의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상속세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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