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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 "기쁨도 잠시…어떻게 하면 망신당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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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 사상 최초로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한국과 만나는 건 솔직히 부담스럽다"

뉴스1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으로 이끌었다. 2020.1.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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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을 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으로 이끌었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강팀이 즐비한 최종예선은 2차 예선보다 더 험난한 만큼 고민은 커지기 마련이다. 특히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만남이 가장 껄끄럽다.

박항서 감독은 16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기쁨도 잠시다. 최종예선에서 만날 팀들은 우리보다 한 수 위인데 어떻게 경쟁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2017년 베트남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뒤 수차례 '박항서 매직'을 일으킨 그는 또 한 번 신화를 창조했다.

베트남은 16일 끝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5승2무1패(승점 17)를 기록, 아랍에미리트(승점 18)에 이어 G조 2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조 2위 중 상위 5개 팀까지 주어지는 최종예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베트남이 월드컵 최종예선에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최종예선만 통과하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꿈같은 일이 펼쳐진다.

최종예선은 12개 팀이 2개 조로 나눠 경쟁하며 각 조 1위와 2위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조 3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월드컵 본선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박 감독은 냉철한 시각으로 현실을 직시했다. 최종예선에서 만날 팀은 2차예선에서 상대한 아랍에미리트,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보다 훨씬 강하다.

박 감독은 "최종예선과 2차 예선은 수준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는데 선수들에게도 이 점을 미리 얘기했다. 내가 겪어 봐서 잘 안다"며 "솔직히 고민이 많다. 어떻게 하면 망신당하지 않을까. 노력해 보겠다. 선수들에게도 아시아 정상이 팀들과 겨뤄보는 것이 값진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예선 조 추첨은 오는 7월 1일 진행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각 포트가 나뉘었는데 포트2의 한국과 포트 6의 베트남이 한 조에서 만날 수 있다.

박 감독은 가급적 한국보다 같은 조에 편성되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한국과 안 만나는 게 좋다.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웃은 뒤 "감독 레벨(수준)도 그렇고, 세계랭킹도 상대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맞붙는다면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겠다. 우리 입장에서는 도전인데 그 자체로 영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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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의 도전은 계속된다. 2020.1.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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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까지 베트남축구협회와 계약된 박 감독의 거취도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말레이시아전을 마친 뒤 '베트남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거기까지인 걸로 생각한다'는 발언을 해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이라는 오해를 낳았다.

이에 박 감독의 대리인은 "현재까지 거둔 성적에 대한 긍정적인 자평과 동시에 너무 높아질 수 있는 기대감과 자만심에 대한 경계였다"며 진화 작업에 나섰다.

박 감독도 "대리인의 발표 내용이 맞다"면서 "베트남에 온 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동남아시아에선 정상을 차지했지만,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이 최대 과제이자 목표였다. 그런 의미에서 한 발언이었다. 난 내년 1월까지 계약돼 있는데 이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박 감독의 평가다.

박 감독은 "베트남 프로축구는 1부에 14개 팀, 2부에 10개 팀이 있지만 여전히 열악한 환경이다. 대표팀에는 영양사도 없어 의무팀이 이와 관련된 업무를 맡아야 했다. 전문가의 도움을 못 받는 게 문제인데 재정만 좋아지면 축구 발전도 뒤따를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베트남 국민의 축구 사랑과 베트남 정부의 관심이 크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한 나라의 축구 발전 속도는 경제 발전 속도와 비례하는데, 베트남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일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에 대해서는 안타까워했다. 박 감독은 유 전 감독과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코치와 선수로 4강 신화를 합작했다.

그는 "그날 훈련을 마친 뒤 핸드폰을 확인하니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으로부터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느낌이 이상해 전화했더니 '유상철 감독이 떠났다'고 얘기하더라. 정말 안타깝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는데 너무 일찍 떠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내가 잘못했거나 도와주지 못했던 부분이 아쉽다. 나 자신을 뒤돌아보게 된다. 인생을 좀 더 베풀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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