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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상품 구매를 '국민의 의무'라고 규정한 황당한 법안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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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3명의 여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사회적 경제기본법(경제기본법)'이 앞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마을기업 등 소위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생산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구매를 '국민의 의무'로 규정하는 황당한 내용까지 들어가 있어서다. 15일 국회에서 입법공청회를 열었는데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부정하는 법안 내용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은 공동체 구성원의 이해를 우선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런 사회적 경제 조직을 정부가 지원·육성하겠다는 경제기본법 취지 자체는 시빗거리가 아니다. 장애인 등을 대거 고용하는 사회적기업, 주민 공동수익사업을 펼치는 마을 단위 기업, 경제적 약자들이 상호 부조하는 협동조합이 내놓는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도록 권장하는 건 옳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자유 의지로 사회적 경제 조직의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는 것과, 이걸 법으로 강제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경제기본법은 사회적 경제 조직이 생산한 상품 구매를 '윤리적 소비'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가르치듯 윤리적 소비를 주문한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필요에 의해 시장에서 일반 기업의 물건과 용역을 구입하는 건 비윤리적 소비 행태라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회주의 경제기본법'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경제기본법에는 정부와 지자체가 필요한 물품을 조달할 때 총구매량의 5~10%는 사회적 경제 조직 제품으로 채워 넣도록 의무화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부가 사회적 경제 조직에 세금을 감면해주고, 시설구축비를 지원하는 데 이어 판로까지 확보해주게 되면 중소기업과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사회적 경제 조직과 직접적인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차별적인 지원을 통해 사회적 경제 조직을 정부에 의탁하게 만들어 표밭으로 삼으려 한다는 의심을 살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경제기본법의 좋은 취지를 살려 입법을 진행하려면 헌법이 정한 자유시장경제에 반하는 내용부터 삭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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