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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50 탄소 중립을 위한 친환경 옥수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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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필자는 53년 동안 옥수수 육종이란 우물 하나만을 파왔다. 76세가 된 지금도 매일 옥수수 연구 밭에 나가 신품종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옥수수는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곡물로 가축 사료로 가장 많이 이용되며 바이오 에너지원으로도 쓰인다. 미국은 전 세계 옥수수의 35%를 생산하며, 이 중 약 38%로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한다. 미국은 친환경 바이오에탄올 사용 비중을 높여 탄소 중립화를 조기에 달성하고자 한다.

필자는 2008년부터 슈퍼콘에 bm3, high sugar, leafy 등 유전자가 더해진 친환경 옥수수를 육종해 오고 있다. 미국 유학 시절 리그닌(lignin) 함량을 낮춰 옥수수 줄기를 부드럽게 하는 bm3 유전자를 알게 됐다. 이 bm3 인자가 섞여 있는 옥수수 줄기는 소가 먹었을 때 소화율이 20% 더 높고 우유를 20% 더 생산하며, 고기 맛도 좋아진다. 다만 이 bm3가 함유되면 옥수수 뿌리가 약해져서 바람에 잘 넘어지고 생산량이 20%가량 감소한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필자는 2008년 중국 하이난에서 bm3 연구를 시작해 2019년 뿌리도 강하고 알곡 수량도 보통 옥수수와 비슷한 품종을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 일본과 중국이 주관한 후쿠오카 바이오에너지 국제회의에 특별 초청받아 발표도 했다.

다른 인자 리피(leafy)는 옥수수 잎이 일반 옥수수보다 7개 정도 더 달리고, 키를 4m까지 자라게 해 더 많은 부산물을 생산한다. 2011년부터 국내 한 대기업이 중국에서 버려지는 연 2억t의 옥수숫대와 잎을 이용해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고자 했다. 당시 이 기업 요청으로 연구를 도왔다. 이후 몇몇 사정으로 이 기업의 연구 지원은 중단됐으나 필자는 포항, 중국, 캄보디아에서 관련 연구를 계속해 왔다.

옥수숫대로 에탄올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줄기와 잎을 잘게 부숴 전분과 당분을 만든 후 효소를 넣어야 한다. 그러나 줄기의 당이 15% 이상이면 효소 없이도 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다. 줄기 내 당분은 복합 인자가 조정해 연구가 어렵지만, 필자는 중국과 한국에서 육종하며 줄기 내 당분 함량이 22%에 달하는 옥수수를 찾아냈다.

옥수수는 기후변화 억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연간 국내 쌀 생산량의 3배에 상당하는 1000만t의 옥수수를 수입한다. 이 중 70%가 가축 사료로 사용되며, 나머지는 생활 전반에 이용된다. 북한은 주민 70%가 옥수수를 주식으로 먹는다. 코로나19 전염병 이후로 전 세계 옥수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필자가 육종하는 신품종 옥수수는 알곡은 식용과 가축 사료로, 대와 줄기는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사용된다. 전 세계가 한정된 옥수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국내 유휴지와 벼농사로 남는 땅에 친환경 옥수수 생산을 제안한다. 옥수수가 기후변화 억제에 주축이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김순권 한동대학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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