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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실패" 직원 월급 걱정하던 회사의 반전…크래프톤, '3N'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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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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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의장이 지난 2007년 설립한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이 한국 게임 대장주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사진=성남(경기)=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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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장인(匠人)들의 연합군이 한국 게임업계 빅3(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체제를 뒤흔들까. 크래프톤 상장이 임박하며 지난 20여 년 간 엔씨소프트가 차지한 국내 게임 대장주 자리가 뒤바뀔 전망이다. 이른바 '3N' 체제에 지각변동이 이는 셈이다.

16일 크래프톤은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달을 목표로 본격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45만8000원∼55만7000원으로, 공모 직후 시가총액은 23조~28조원이 예상된다. 공모가 하단을 적용하더라도 엔씨소프트의 시총(16일 종가 기준 18조6170억원)을 넘어선다.

크래프톤의 비상은 국내 게임업계에 새로운 성공방정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IT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알려진 장병규 의장이 2007년 설립한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은 초기부터 3N과 다른 길을 걸어왔다. 중세 유럽 장인 연합(크래프톤 길드)에서 따온 사명처럼 △펍지 △블루홀 △라이징윙스 △스트라이킹디스턴스스튜디오(SDS) △드림모션 등 5개 독립 스튜디오로 구성된 점이 대표적이다.

크래프톤은 2015년 게임 개발사 4개를 인수하며 연합체제로 전환했다. 서로 다른 개성의 개발사가 '따로 또 같이' 성장한다는 전략이었다. 3N이 본사가 게임 개발을 주도하는 '중앙집중형'이라면 크래프톤은 각 스튜디오가 독립적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자율분권형'이다. 대신 매달 전 구성원이 사업 방향을 논의하는 '크래프톤라이브토크'(KTL)를 열어 시너지를 모색한다.

여기에는 개성을 존중하는 장 의장의 경영철학이 담겼다. 수평 리더십으로도 유명한 장 의장은 올 1분기 기준 지분 16.24%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법인 설립 초기부터 대표가 아닌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며 의사 결정 권한을 분산했다. 이사회 역시 이사 5명의 합의제로 운영된다. 소유주 중심의 '톱다운'식 의사결정 시스템은 그가 가장 경계하는 리더십이다.


장병규의 글로벌 진출 꿈…'배그'로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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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로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했다. /사진=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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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은 창립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점도 3N과는 다른 점이다. 덕분에 크래프톤의 해외 매출 비중은 3N을 압도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 중 94%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같은 기간 넥슨의 해외 매출 비중은 43%, 엔씨소프트는 16%, 넷마블은 72%를 기록했다.

장 의장은 검색엔진 '첫눈'의 글로벌 진출이 실패하자 크래프톤 창업 초기부터 해외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크래프톤이 설립 이듬해인 2008년 한국게임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북미 법인을 설립한 이유다. 첫 개발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TERA)는 국내 출시 전에 일본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크래프톤을 만든 건 단연 펍지가 2017년 개발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배그)다. 400억원을 들인 테라가 참패하면서 두 달 치 임직원 월급만 남을 정도로 재무 상태가 악화했으나, 배그로 상황이 반전했다. 배그는 7500만장 이상 판매되며 글로벌 역대 최다 판매 PC 게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배그 모바일은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누적 다운로드 10억 건을 돌파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국내 게임업계가 MMORPG 위주의 모바일 게임에 매달릴 때 크래프톤은 '배틀로얄'(다수 중 최후의 1인을 가리는 게임)이라는 비주류 장르의 PC 게임으로 승부수를 던진 점이다. 또 대다수 게임이 국내 출시 후 해외 진출하는 것과 달리, 배그는 게임 플랫폼 '스팀'에 얼리엑세스 버전(정식 발매 전 판매하는 베타 버전)을 선보이며 해외 이용자를 먼저 끌어모았다. 모두 북미를 겨냥한 실험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그는 한국게임이 서구권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증명한 사례"라며 "당시 3N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 주력하던 국내 게임업계가 모두 놀랐다"라고 회상했다.


'원히트원더' 수식어는 그만…공모자금으로 제2 배그 찾는다

배그를 넘어설 제2의 히트작이 아직 없다는 건 숙제다. 크래프톤은 '원히트원더'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최대 5조6000억원의 공모자금을 △IP(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 확보 △신흥시장 진출 △기술경쟁력 제고에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 크래프톤은 '더 칼리스토 프로토콜', '프로젝트 카우보이' 등의 신작을 준비 중이다. 이영도 작가의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 IP를 게임 및 출판·영상물로 만드는 등 2차 콘텐츠 사업도 추진한다. 올 초에는 VCNC의 커플 메신저 '비트윈'을 인수해 딥러닝과 인공지능(AI) 사업에도 도전장을 냈다.

크래프톤은 "우수 개발사에 대한 투자 및 M&A(인수·합병)로 글로벌 콘텐츠 산업 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공모자금으로 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고도화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창조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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