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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가상화폐 열풍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도 장담 못한다…은행, 가상화폐 거래소 칼날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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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 이날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4천100만원대에서 거래됐다. 한편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지난 18일 24종 가상화폐의 거래지원 종료(상장 폐지)를 공지했다. 2021. 6. 21. 한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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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실명계좌를 내줘도 좋을지를 검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바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은행에서 실명계좌를 인증받지 못하는 거래소는 사실상 퇴출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특히 빗썸 업비트 등 4대 거래소를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는 실명계좌와 관련된 실사를 할 은행조차 찾지 못하고 있어 퇴출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케이뱅크, NH농협은행, 신한은행은 각각 업비트, 빗썸·코인원, 코빗에 대해 '가상자산 사업자(가상화폐 거래소) 자금세탁 위험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부터 업비트와 평가 준비를 시작해 최근 본격적으로 서면 중심의 심사에 들어갔고, 신한은행도 이달 초부터 코빗을 서면 평가하고 있다. 지난 17일 농협은행도 빗썸과 코인원에서 자료를 넘겨받아 서면 평가를 시작했다.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은행권이 마련한 '위험평가 방안' 가이드라인(지침)에 따르면, 이들 은행은 현재 '필수 요건 점검' 단계에 있다. 이 단계에서 은행은 해당 거래소의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여부, 금융관련법률 위반 여부, 고객별 거래내역 구분·관리 여부 등 법적 요건이나 부도·회생·영업정지 이력, 거래소 대표자·임직원의 횡령·사기 연루 이력, 외부 해킹 발생 이력 등 사업 연속성 관련 기타 요건을 문서나 실사 등 방법으로 검증한다.

서면 평가 등을 통해 필수 요건 점검이 마무리된 뒤 항목별로 점수를 매겨(정량평가) 자금세탁 위험과 내부통제 적정성 등을 평가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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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들은 9월 24일까지 실명계좌 등 전제조건을 갖춰 특금법 신고를 마치지 않으면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한다. 현재 은행에서 실명계좌를 받아 영업 중인 4대 거래소 역시 은행의 이번 검증을 통과해 재계약에 성공하지 못하면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

일단 평가가 시작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4대 거래소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들이 잡코인을 대거 폐쇄해 안정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대금 1위의 업비트조차 투자자와 재단의 반발을 무릅쓰고 불과 1주일 사이 약 30개의 코인을 무더기로 상장폐지한 것이 이들의 절박함을 드러낸다"며 "은행의 실명계좌 검증 과정이나 특금법 신고 과정에서 이른바 잡코인이 많을수록 '안정성' 측면에서 감점을 받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빗썸은 최근 실질적 소유자가 사기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지는 등 지배구조상 불안 요소도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거래소 심사를 진행 중인 시중은행 관계자는 "거래소들이 특금법 기준에 맞춰 보완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시한까지 제대로 다 맞추는 거래소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은행 평가를 받는 4대 거래소는 사정이 매우 좋은 편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3일 금융당국과 20개 거래소 간 첫 간담회에서 여타 거래소 관계자들은 "실명계좌 발급을 신청하려고 해도 은행들이 잘 만나주지 않는다"며 "금융위원회에서 (은행들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말해달라"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이미 주요 시중은행은 (가상화폐 거래소 제휴를) 안 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해 계약이 어렵고, 소수 지방은행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KB국민·하나·우리은행은 가상화폐 거래에서 자금세탁과 같은 위험을 낮추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거래소 검증 자체에 관심이 없는 상태다.

은행의 움직임과 더불어 금융당국은 자산 교환가치가 있는 가상화폐만 인정하는 싱가포르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거래소와 가상화폐들이 무더기로 폐쇄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싱가포르 방식은 가상화폐 거래소 등 사업자들이 계좌 발행, 국내외 송금 등 주요 업무에 대해 라이선스(인가제)를 취득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은행들이 당국 대신 가상화폐 사업자에 대한 검증을 하고 있어 가상화폐 투자 리스트에 대해 당국이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싱가포르 방식을 검토하는 것은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에 현재 등록제뿐만 아니라 인가제도 있기 때문에 두 방식을 모두 분석해 보겠다는 차원"이라며 "여당 의원들의 법안이 실제 국회에 상정되면 공식 의견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선 교환가치가 있는 가상화폐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만 인정하고 있다"며 "현존하는 가상화폐 대부분이 교환가치가 없고 단순 투기 목적이어서 국내에서 싱가포르식 규제가 도입되면 90%의 가상화폐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원섭 기자 /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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