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68919372 0112021062168919372 04 0401001 world 7.1.3-HOTFIX 11 머니투데이 0 false true false true 1624252875000

중국 정부에 찍힌 홍콩 '빈과일보' 폐간 수순…"며칠 내"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홍콩보안법상 '외세와 결탁' 혐의…본사 압수수색, 자산동결로 급여·대금 지급 불가]

머니투데이

한 홍콩 주민이 지난해 8월 11일 지하철에서 빈과일보를 읽고 있다. 1면 사진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이 빈과일보 창업주인 지미 라이이다./사진=AFP


홍콩의 대표적 반중(反中) 성향 매체 빈과일보가 며칠 내 폐간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자산 동결 조치로 인해 직원들에게 급여를 줄 수 없어진 것이 결정타다.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의 변호사인 마크 사이먼은 21일 로이터통신에 "빈과일보가 며칠 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사이먼은 로이터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이먼은 홍콩 당국이 빈과일보 자산을 동결한 여파로 빈과일보가 수일 내에 문을 닫게 되는 상황에 몰렸다며, 빈과일보 모회사 넥스트디지털이 이날 이사회를 소집해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이달 말까지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점점 더 어려워질 뿐이다. 근본적으로 며칠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 업무가 불가능해졌다"면서 "신문 판매상들이 우리 계좌로 대금을 입금하려고 해도 거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사이먼의 발언이 빈과일보의 폐간이 임박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사이먼은 또 CNN과 인터뷰에서 "빈과일보는 자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은행에 5000만달러(약 570억원)가 있다"면서 "우리의 문제는 홍콩 보안장관과 경찰이 우리가 기자들에게 임금을 주지 못하도록, 신문 판매상에 대금을 치르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전날 빈과일보는 자산 동결로 몇 주 운영 자금만 남은 상태이며, 직원 월급 지급을 위해 이날 보안당국에 동결자산 일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담당부서인 홍콩경무처 국가안전처는 경찰 500명을 동원해 빈과일보의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1800만홍콩달러(약 26억원) 상당의 자산을 동결했다. 또 고위관계자 5명을 자택에서 체포하고, 이중 빈과일보 라이언 로 편집국장 등 2명을 홍콩보안법 상 '외세와 결탁한 혐의'로 기소했다.

경찰은 빈과일보가 중국과 홍콩 정부 관리들에 대한 외국의 제재를 요청하는 글을 30여건 실어 홍콩보안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는 2019년 3개의 불법집회 참여 혐의로 징역 총 20개월을 선고받았으며,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다. 당국은 라이의 자산도 동결했다.

지난해 6월 30일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머니투데이

18일(현지시간) 홍콩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고 편집국장 등 5명이 체포당한 반중 신문인 빈과일보를 취재진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빈과일보는 중국 본토 출신으로 홍콩으로 건너와 자수성가한 사업가 라이가 1995년 창간했다.

1980년대 의류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해 성공한 라이는 이후 넥스트디지털(구 넥스트미디어)을 설립하고 언론계에 발을 들였다. 초창기에는 선정적인 보도로 논란을 일으켰던 빈과일보는, 2002년 둥젠화 초대 홍콩 행정장관이 취임한 이후 정치문제에 집중된 보도를 내놓으며 중국과 홍콩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해왔다.

빈과일보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이자 홍콩 주권반환일인 오는 7월 1일 이전에 폐간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어왔다. 최근 홍콩 명보는 "주요 인사 체포와 자산 동결로 빈과일보가 위기에 몰렸다"면서 "홍콩 주권 반환일인 7월 1일 이전에 빈과일보 운영이 중단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2019년 여름 본격화했던 홍콩의 민주화 운동은 중국 정부의 탄압으로 상당수 민주화 인사가 대만 혹은 영국 등으로 이주했으며, 현재 상당히 규모가 축소된 상태다.

홍콩 친민주 시위대는 매년 7월 1일 주권반환일에 맞춰 열었던 집회를 18년 만에 자발적으로 취소했다. 지난 20일 홍콩 언론 RTHK에 따르면 매년 주권반환일 집회를 조직해온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올해 시위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5월 단체를 이끄는 인사인 피고 찬이 수감된 이후 사실상 활동을 멈췄다. 찬은 2019년 10월 불법 집회를 연 혐의를 받는다.

민간인권전선 소속 단체인 사회민주연선의 래피얼 웡(워호밍) 주석은 일부 시민단체가 자체 집회를 열 수도 있지만, 경찰 당국의 허가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시영 기자 apple1@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