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68929383 0182021062168929383 08 0801001 itscience 7.1.3-HOTFIX 18 매일경제 0 false true false true 1624278962000

BTS 김치 파오차이 자막…알고보니 정부 훈령 때문 ?

댓글 5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네이버 브이 라이브 '달려라 방탄' 캡처[사진 : 네이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하는 웹예능에서 김치를 중국어 자막에서 '파오차이'로 표기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영상을 제작한 네이버 브이라이브 측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훈령을 반영한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김치를 파오차이로 번역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매번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면 네티즌들의 강력한 항의가 잇따르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김치를 번역할 경우 '파오차이'로 번역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권고되고 있는데다 대안에 대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아서다. 또 대부분의 한중, 중한 사전에서도 김치를 '파오차이'로 소개하고 있다. 중국어를 배운 적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파오차이 논란에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이유기도 하다.

최근들어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놓고 논란이 반복되면서 국립국어원 등에서는 대안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네티즌 항의에 판매중단까지…계속되는 파오차이 표기 논란

BTS는 지난 15일 공개된 네이버 브이 라이브 '달려라 방탄(Run BTS)'에서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와 배추 겉절이, 파김치 등 김치 담그기에 나섰다.

해당 웹 예능에서 백 대표는 "우리 전통 김치를 만드는 법"을 강조하면서 빨리 담글 수 있는 김치 등을 소개했다. BTS 멤버인 RM 역시 "김치엔 우리의 소울(영혼)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영상의 중국어 자막엔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적었다. 게다가 이번 회차 뿐 아니라 BTS가 출연한 모든 브이 라이브 영상에 김치가 파오차이로 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달려라 방탄' 콘텐츠가 올라가는 위버스도 동일하다. 앞서 편의점 GS25도 '스팸계란김치볶음밥주먹밥' 포장지에 김치가 파오차이로 써서 일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성에서 피클처럼 담가 먹는 염장 채소다.

중국과 수교가 이뤄진 이후 대부분의 한국인 중국어 사용자들은 김치를 파오차이로 써왔다 . 상황이 급변한 것은 중국에서 김치가 파오차이의 일종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나오면서다.

여기에 지난해 11월에는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표준인증을 받으면서 중국언론인 환구시보가 '김치 종주국의 치욕'이라며 한국의 김치와 연결해 파오차이 ISO 인증을 보도하기도 했다.

매일경제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브이 라이브에 김치가 파오차이로 번역된 것과 관련한 네티즌 의견 [사진 : 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체부, 번역·표기 훈령에 따른 것…국립국어원 "새로운 표기 논의 중"

이번 논란에 대해 네이버 측은 문체부 훈령에 따른 것이란 입장이다. 네이버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국립국어원 등에 규정 검토 요청을 해 회신을 기다리고 있으며, 정부 의견에 따라 공식 표기법을 준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해 7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표기 지침' 훈령에서 "중국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음식명의 관용적인 표기는 그대로 인정한다"고 규정해 김치를 파오차이로 쓰도록 했다.

예시로 김치찌개는 파오차이탕(泡菜湯)으로 번역한다고 나와 있다.

네이버 입장에서 훈령을 따르지 않더라도 문제가 될 것은 없다. 훈령인 만큼 국민 정서를 고려해 '신치(辛奇)로 번역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신치는 지난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가 김치 상표명을 만들면서 음역을 해 만든단어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훈령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건 아니지만 민간기업인 만큼 공정한 번역을 위해서는 번역을 할 때 뭘 근거로 했는지가 중요하다"며 "그게 번역 담당 정부기관인 문체부의 훈령"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반크는 지난해 12월 이 훈령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문체부는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전문가 협의를 거쳐 훈령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훈령 개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김치와 파오차이는 전혀 다른 음식이다. 김치로 바로 음역이 되면 간단한데 '기', '키' 등의 발음을 중국어에선 할 수 없어 음운적인 제약이 있는 것"이라며 "신치를 기반으로 부처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국립국어원은 신치가 부정적인 어감은 아닌지, 중국어 8대 방언으로 썼을 때 혹시 부정적인 소리나 의미가 있을 수 있는지를 검토 중이다.

국립국어원은 "우리 고유한 문물을 우리 소리 그대로 번역하면서 의미도 전달되는 게 가장 좋지만, 이 점이 어려울 경우 고유하게 불릴 수 있는 이름을 잘 정해 대체어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표기법 변경은 국내 반중 정서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은희 성신여대 중국어문 문화학과 교수는 "한국의 대표적인 김치인 배추김치는 염장, 양념하는 과정을 거치므로 파오차이란 번역은 적절치 않다"면서 "다만 김치를 중국어에 바로 대응시키기가 어렵다. 중국은 모든 외래어 표기를 한자로 하는데 김치에 대응되는 한자를 찾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교수는 '침채(沈菜)' 등의 한자어를 중국에 김치로 알리거나 김치에 해당하는 적절한 한자 명칭를 아예 새롭게 공모하는 식으로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

매일경제

국내 대형마트 김치 판매대 [사진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