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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반도체 마지막 기회…당장 10조 투자해야" 원로의 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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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히가시 데쓰로 도쿄일렉트론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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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 데쓰로 도쿄일렉트론 명예회장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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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반도체 제조장비 회사인 도쿄일렉트론(TEL)의 명예회장이 "일본 정부는 이번 회계연도에 반도체 산업 지원하는 데 최소 1조엔(10조2600억 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삼성전자와 대만 TSMC에 비해 크게 뒤처진 일본 반도체 산업에 대한 위기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마지막 기회로 여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에 올해 최소 1조엔, 이후 수조엔 투자 필요"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히가시 데쓰로(71) 도쿄일렉트론 명예회장은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되살릴 수 있다는 어떤 희망이라도 가지려 한다면, 올 회계연도에 최소 1조엔을 투자해야 한다"며 "그 이후에도 수조엔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히가시 회장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정부의 반도체 산업 발전 관련 수석 고문도 맡고 있다.

그는 블룸버그와 이번주 가진 인터뷰에서 "반도체 공장 설립 및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 일본이 고성능 반도체에서 한국·대만에 얼마나 뒤처졌는지를 감안한다면 (1조엔) 이하 금액 투자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일본 반도체 산업이) 다시 (과거의 위상으로) 회복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다른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추격을 노릴 수 있는 기회라는 뜻이다.


반도체 쇼티지로 각국 정부 "전례없는 투자 지원"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해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반도체 공급부족(쇼티지)이 심각하다. 칩(반도체) 부족 사태는 냉장고 등 가전제품, 휴대폰·게임기 등 전자기기는 물론 자동차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미국, 일본, 중국 등 각국은 국내 공급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본은 수십년간 자국 반도체 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아, 일본 내 제조업체들은 회사가 필요로 하는 반도체의 3분의 2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중국, 유럽 각국 정부는 전자기기, 자동차, 군사 시스템의 기본 부품(반도체)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반도체 제조 산업에 전례없는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최첨단 웨이퍼 팹(공장) 하나를 짓는 데 100억달러(11조32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니 투자금은 금방 소진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도체 쇼티지 사태를 계기로 전 세계 각국은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강력한 투자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20억달러 규모의 자국 반도체 강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산업 강화를 통해 기술력을 끌어올리려는 중국을 견제하고 나섰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연구개발(R&D)에 10년간 450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대만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일본도 반도체 산업 관련 주무부처인 경제산업성이 이달 보고서에서 식품과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산업 성장을 국가적 프로젝트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 성장 프로젝트에는 해외 반도체 제조업체와의 합작 투자를 포함해 일본 내 반도체 제조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포함된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손잡고 일본 내 반도체 R&D 거점 시설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총 투자비는 370억엔(약 3700억원)으로 일본 정부와 TSMC가 각각 절반씩 부담한다. 일본 정부는 나중에 TSMC에 제조거점의 구축도 요청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히가시 회장은 "대만 TSMC는 일본이 유치하고자 하는 기업 중 하나"라고 했다.


"국가가 장기적 관점과 비전 갖고 꾸준히 투자·지원해야"

히가시 회장은 1977년에 도쿄일렉트론에 입사, 최고경영자(CEO)를 거쳐 회장을 지낸 일본 반도체 산업의 산증인이다. 그는 "세계적인 수준의 산업을 만드는 데는 10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린다"면서 "산업에 대한 이해없이, 일회성 투자로 이 문제(반도체 산업 경쟁력 저하)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실패는 자명한 일"이라고 했다. 국가가 장기적인 안목과 비전을 갖고 반도체 산업에 계속, 꾸준하게 투자하고 지원해야한다는 뜻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첨단기술 연구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내년 1000억엔(약 1조3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반도체와 배터리,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등 경제안전보장에 직결되는 중요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이런 기금을 신설할 방침이다. 특히 미국, 유럽 등과 협력해 대(對)중국을 염두에 둔 공급망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황시영 기자 appl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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