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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김여정 담화에 "모호하다" 판단...워킹그룹은 '종료' 아닌 '재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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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과 비공개 간담회

제재 완화 '인센티브' 필요성엔 수긍 안해

北과 대화 위해 연합훈련 취소 안된다 지적에

"지금도 줄여서 하지 않느냐" 원론적 입장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 중인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2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직후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과 비공개로 만났다. 김 대표는 이날 북한이 미국을 향한 대화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한 데 대해 "북한이 미국에 명확한 답을 했다고 보긴 모호한 상황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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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와 기념촬영하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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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비공개 간담회는 서울 중구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서 오후 4시부터 1시간여동안 진행됐다. 전직 고위 외교관과 싱크탱크 연구자들, 학계 인사들이 두루 참석했다. 김 대표의 방한 전부터 조율된 일정이었다.

간담회에서는 이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발표한 담화에 대한 이야기가 중요하게 오갔다고 한다. 김 부부장은 미국을 향해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것이다”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를 언급한 데 대해 백악관이 "흥미로운 신호"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데 대한 싸늘한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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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가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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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 대표는 "아직까진 모호하고 헷갈리는 상황으로,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는 취지의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김 부부장의 이날 담화를 과연 최근 미국이 북한에 던진 대화 제의에 대한 명확한 거절로 봐야 할지에 대해 신중한 태도였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또 김정은 위원장이 대화를 직접 거론한 점이나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도 표현의 수위와 양 등으로 미뤄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려 한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이런 일련의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라고 판단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또 이 자리에서 "우리가 북한에게 '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했는데 북한이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과연 북ㆍ미 대화에 관심이 있을지, 혹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 대화에 더 방점을 찍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에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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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 대표 협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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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한이 바라는 제재 완화에서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에 참석한 일부 인사들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 인센티브로서 제재 문제에서 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일 필요성을 제기하자, 김 대표는 이에 수긍하기보다는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고, 언제나 외교에도 준비돼 있다"는 기존의 원론적 입장만 다시 강조했다는 것이다. 제재 문제를 두고는 참석 인사들 사이에서도 상반된 의견이 오갔다고 한다.

이와 관련, 해체 수순에 들어간 '한ㆍ미 워킹그룹'에 대해 김 대표는 "워킹그룹 종료(termination)가 아닌 재조정(readjustment)"라는 표현을 썼다. 앞서 이날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한ㆍ미가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ㆍ미 워킹그룹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11월 남북 경제 협력 사업이 제재에 저촉되지 않도록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제재 면제까지 '원스톱' 논의가 가능하다는 순기능이 있었지만 남북 협력의 장애물이 된다는 비판도 받았다.

김 대표가 워킹그룹 '종료' 대신 '재조정'이라는 표현을 쓴 건, 워킹그룹이라는 간판은 뗐지만 추후에도 국장급 협의 등을 통해 워킹그룹에서 다루던 제재 문제 등을 논의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는 북한의 의미있는 행동 변화 전에는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미국의 기본 입장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김 대표는 21일 한ㆍ미ㆍ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 모두발언에서도 "북한이 국제사회에 가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안보리 결의를 모든 유엔 회원국, 특히 유엔 안보리 이사국이 준수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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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기 위해 모인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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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한ㆍ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원칙적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간담회 중 한 참석자가 김 대표에게 "북한과 대화를 위해 한ㆍ미 연합훈련을 취소하는 방안 등은 고려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두 사안을 연계하지 말았으면 한다"는 견해를 피력하자 이에 대해 김 대표가 반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도 연합훈련은 이미 축소된 규모로 진행하고 있지 않느냐"는 취지의 반응이었다는 것이다.

한편 김 대표는 백신 지원 등 대북 인도적 지원 분야에 있어선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인도적 지원 문제에 대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한 인센티브 차원이 아닌,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순수하게 인도적 차원에서 고려할 수 있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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