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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가족의 시각에서 복원한 한국전쟁의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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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현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교수 '작은 한국전쟁들' 출간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국가와 중앙 대신 개인과 가족, 지역의 시각에서 사진을 바탕으로 한국전쟁의 사각지대를 복원한 책이 출간됐다. 군대 간 전투와 군인 영웅 서사를 넘어 민간인과 피란민, 여성과 아이 입장에서 본 전쟁의 참상과 고통, 전쟁 포로의 시선과 목소리 등이 담겼다.

강성현(46)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교수는 6·25전쟁 71주년을 맞아 펴낸 '작은 한국전쟁들'(푸른역사)에서 포연(砲煙)에 가려진 한국전쟁의 민낯을 이야기한다. 강 교수가 과거 주간지에 연재한 글과 학술회의 등에서 발표한 글을 다듬고 일부 내용을 추가해 엮었다.

책은 한국전쟁 관련 스틸사진 70여 장과 영상 캡처 사진 10장을 비롯해 만화, 포스터, 지도 등 여러 이미지 자료를 추려 뽑은 이른바 '비주얼 히스토리'다. 당시 사진병과 민간 사진가들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강 교수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수집한 뒤 촬영 의도와 캡션의 변화, 활용 목적 등을 분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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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피란민들
미2보병사단 포로 구역에서 검문과 심문을 받는 한국인 피란민들(왼쪽)과 조사와 심문 후 포로 구역에서 신원 승인을 기다리는 한국인 피란민들. [푸른역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 교수는 포로로 잡힌 피란민 가족사진을 언급하며 "미군 헌병들이 피란민 가족을 어떻게 인식하고 처리했는지 잘 보여준다"며 "미군이 피란민들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적대시하고 무력을 사용해왔음을 고려하면 그나마 살아남아 포로가 된 것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라고 묻는다.

휴전 협정 이후 귀환한 국군 포로 7천여 명이 한산도 인근 용초도(현 용호도)로 간 것에 대해서도 거론한다. 이 포로들이 공산주의 세뇌 교육을 받았다는 것을 전제로 사상을 검증했고, 갑·을·병으로 분류해 일부를 법에 따라 처단하거나 즉결 처형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낙동강 전선 영상 근처에서 좁은 길을 따라 피란민들이 학살된 장면을 미군이 찍은 사진을 소개하며 "피란민은 한국 정부, 미군뿐 아니라 북한군의 공격에 의해서도 죽임을 당하거나 큰 피해를 봤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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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전선 영상 근처에서 피란민들이 학살된 사진
[푸른역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 교수는 과거 친일 행적으로 논란이 된 백선엽 장군에 대한 생각도 밝힌다. 저자는 "백 장군이 일본에서 출판한 책들에서 만주군·간도특설대 경력과 항일 무장 독립운동 세력을 토벌한 것 등에 대해 변명했을 뿐 사죄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또 "백 장군이 관여했고 승리해 자랑스러워하는 전투의 이면에서 사각화된 이야기들을 길어 올리면서 전쟁의 진짜 참상이 무엇인지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며 "백선엽이란 영웅신화는 전사한 병사들과 군적 없이 동원된 학도병뿐 아니라 죄 없는 주민들과 피란민, 노무자들의 주검으로 쌓인 것"이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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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조인식(왼쪽) 사진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전경 영상 캡처
[푸른역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저자는 휴전 이후에도 계속된 작은 전쟁을 예로 들며 판문점과 철책, 다리 등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김신조 등 청와대 습격 사건, 미국 정보함 푸에블로호 피랍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남북 간 군사적 갈등이 격화됐지만 판문점과 공동경비구역은 한반도의 숨구멍 같은 중립지대였다"고 말한다.

324쪽. 1만7천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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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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