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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코로나보다 진상 고객이 더 무섭다…차라리 문 닫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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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의 한 백화점 식당가에 점포마다 명부를 작성하고 방역안내를 하고있다. /사진=김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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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혜 기자의 생생유통]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연장 결정에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매출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지만, 요즘에는 진상 손님까지 늘어나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업소에선 '영업 정지' 등이 두려워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려 하지만 이를 무시하는 막무가내 손님도 적지 않은 데다 이들을 막을 방법도 마땅치 않다. 특히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 것과 관련해 이를 어기는 손님이 많아 일부 식당 점주들은 "차라리 저녁에는 모두 문을 닫았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다. 2인 이상 모임을 갖지 말라는 것은 사실상 저녁 약속을 잡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지만, 어떤 이들은 기존의 모임과 약속을 버젓이 이어간다.

23일 서울 종로구 한 고깃집 사장은 "당연히 취소될 줄 알았던 예약 건들 중에 상당수가 '테이블을 따로 잡아 앉으면 되지 않느냐'는 식으로 문의가 온다"며 "정중하게 거절하면 화를 내거나 다시는 이용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고 하소연했다.

이 지역의 다른 식당 주인도 "이 시국에도 10명 예약 문의가 오더라"며 "2명씩 앉게 테이블을 5개를 잡아 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장도 고깃집 사장처럼 그 같은 예약 요청을 거절했다.

거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식당 주인들은 "손님들이 테이블을 따로 해서 앉아도 저들끼리 큰소리로 대화해서 누가 봐도 일행인 걸 알 수 있게 티를 낸다"며 "그럼 다른 손님들이 불쾌해 하고 무조건 항의가 들어온다. 누군가 신고를 할 수도 있어 아예 받지 않는 게 더 낫다"고 입을 모았다.

어쩔 수 없이 3명 이상의 손님을 받으면 테이블을 나눠 앉히고 "다른 테이블과 대화를 자제해 달라"고 말해도 대부분이 이를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로 모르는 척, 일행이 아닌 척, 2명씩 들어와 조용히 밥만 먹고 나가면 누구도 그걸 제재하지 않겠지만 거의 그러지 않는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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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주방기구와 가구들이 거래되는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가구거리의 한 매장 앞에 식당용 식기들이 놓여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의 생존 위기가 한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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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식당 주인은 "스무 명이 물놀이를 왔다가 단체로 저녁을 먹으러 온 적도 있었다"며 "문전박대는 못하고 다행히 다른 손님이 없어 2명씩 앉혔는데 밖으로 우르르 나가 모여서 담배를 피는 모습을 보며 아찔했다"고 말했다.

본의 아니게 단체 손님을 받은 것인데도 혹여 신고가 들어갈까 전전긍긍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식당 주인은 "아직도 3·4명이 같이 와서 방역 지침 때문에 따로 앉으라고 안내하면 화를 내고 기분 나쁘다며 돌아가는 손님들이 있다. 그게 굉장한 스트레스가 됐다"고 호소했다.

방역 수칙에 대한 의식이 없는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피해를 보는 업소가 적지 않다는 토로 또한 끊이질 않는다.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 지배인은 "식사를 하지 않을 때는 마스크를 쓰도록 권유하고 있지만 본인은 백신을 맞았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는 손님을 응대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다른 손님들의 항의가 들어오는데 신경도 안 쓰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소가 아무리 열심히 방역 수칙을 지켜도 손님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업소 입장에선 강하게 제재하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러니 애매한 거리 두기 단계를 연장하며 질질 끌기보다는 더욱 강력한 단속으로 짧고 굵게 상황을 타개하기를 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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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가 19일부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교동 한 음식점에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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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주인들 사이에선 어차피 저녁 장사를 해봤자 인건비와 전기세 등 유지비를 생각하면 남는 것도 없어 손해인데, 전부 문을 닫는 '셧다운'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의견도 많다.

경기도 부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점주는 "차라리 저녁에는 영업을 하지 말라고 했으면 좋겠다"며 "모두가 장사를 못하게 되면 마음이라도 편하게 집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점주 역시 "자꾸 연장되니 너무 힘들다"며 "언제 끝날까 희망고문을 당하는 것 그만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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