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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내놓진 않겠다”…톈진으로 美 셔먼 부른 중국의 4가지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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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외교 2인자 셔먼 부장관 25~26일 방중]
①수도 베이징 인근 톈진서 회담 ”융숭한 대접”
②성과 기대 낮지만 10월 정상회담 목표 같아
③’제재 vs 제재’, 회담 앞두고 거친 장외 신경전
④美 세불려 中 압박, 왕이 "우월 과시 용납 못해"
한국일보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3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셔먼 부장관은 헤어스타일과 냉철한 이미지, 집요한 업무 방식 때문에 '백발 마녀'라는 별명이 붙었다.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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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만 먹었다."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 중국 외교수장 양제츠 공산당 정치국원이 취재진에게 던진 말이다. 당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중국 인권문제 등을 놓고 1시간 넘게 설전을 벌이고도 분이 덜 풀려 다시 회담장으로 향하던 참이었다. 베이징에서 6,200㎞를 날아가서는 허기만 겨우 채울 정도로 미국과 격렬하게 맞붙었다.

①中 ”라면은 없다, 융숭한 만찬 대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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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수장인 양제츠(가운데) 공산당 정치국원이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국과의 고위급회담에서 중국 인권문제 등에 대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공세에 적극 반박하고 있다. 양 정치국원 왼쪽은 마스크를 만지고 있는 왕이 외교부장. 앵커리지=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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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넉 달이 지나 국무부 ‘넘버 2’ 웬디 셔먼 부장관이 25~26일 톈진을 찾는다.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 최고위급 각료의 중국 방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중국은 손님을 대접하는 법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미 버크넬대 중국 전문가 주즈췬 교수는 “라면이 아닌 융숭한 만찬으로 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톈진은 수도 베이징에서 고속열차로 30분 거리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외국 대표단의 베이징 입성을 불허해왔다. 대신 △3월 러시아(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 △4월 한국(푸젠성 샤먼) △5월 유럽 4개국(구이저우) △6월 아세안(충칭) 등 각국 외교장관을 멀찌감치 떨어진 남부지역에서 만났다. 중국 외교부는 “베이징과 인접한 점을 감안해 톈진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을 각별히 예우한다는 의미다.

②회담 목표는 10월 G20 계기 미중 대면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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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 워싱턴·베이징=AFP·AP 연합뉴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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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장은 “유학생 비자제한 철폐를 포함해 이란, 아프간, 미얀마, 기후변화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셔먼 부장관이 ‘북핵 전문가’인 만큼 비핵화 이슈가 비중 있게 다뤄질 가능성도 높다. 그는 23일 한국에서 “북한에 대화를 제안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는 중국과 협력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시선은 같은 곳으로 쏠려 있다. 10월 로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대면 정상회담이다. 지난 4월 존 케리 기후특사의 상하이 방문을 넘어설지가 관건이다. 당시 공동성명 없는 맹탕으로 끝났지만 일주일 뒤 시진핑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정상회의에서 화상으로 얼굴을 맞대는 성과를 거뒀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치는 낮다”면서 “다만 고위급 소통을 복원하고 정상회담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평가했다.

③’제재 vs 제재’, 거친 장외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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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왼쪽부터) 외교부 1차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1일 도쿄에서 한미일 외교차관협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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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을 앞두고 장외 신경전이 치열했다. 미국이 16일 홍콩 인권탄압에 연루된 중국 당국자 7명을 제재하자 중국은 23일 미국의 개인과 단체 7곳을 보복 제재했다. 중국은 특히 지난달 통과된 ‘반외국제재법’을 처음 적용해 맞제재에 나섰다.

앞서 21일 셔먼 부장관이 참석한 한미일 외교차관협의에서는 남중국해 항행 자유, 동중국해 현상 변경 반대,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 등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이슈가 망라됐다. 냉철하고 집요한 스타일 때문에 ‘백발 마녀’로 불리는 셔먼 부장관이 중국을 공략할 또 다른 포인트다. 이에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내정 간섭과 모독을 중단하라”며 “중국에 설교하는 수법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미 고위당국자는 24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셔먼 부장관이 미국과 동맹의 이익과 가치를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다만 “중국과 경쟁이 충돌로 치닫는 걸 원치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로이터통신은 “대중 관계를 관리하기 위한 가드레일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④왕이 “美, 타국 평등하게 대하도록 중국이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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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백악관에서 토니 블링컨(왼쪽에서 두 번째) 국무장관과 함께 화상으로 진행된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스크린 왼쪽부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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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대결 못지 않게 미국은 세를 규합해 중국을 옥죄고 있다. 셔먼 부장관의 방중에 맞춰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로 급파했다. 미 국방장관의 동남아 방문은 바이든 정부 들어 처음이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28일 인도로 향한다. 아울러 미국은 9월 인도, 호주, 일본과의 안보협력체 쿼드(Quad) 대면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대중 봉쇄의 중심축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화하는 행보다.

중국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우세한 위치에서 상대할 것”이라는 미 국무부의 일성이 중국을 더 자극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미국이 평등한 자세로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면 가르쳐줄 책임이 있다”면서 “힘으로 밀어붙이며 자신이 우월하다고 뽐내는 나라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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