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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바람 잘 날 없는 군…서욱 장관 ‘인책론’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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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급식, 공군 성추행, 청해부대 집단감염 이어

백주대낮 국방부 내에서 주요 피의자 ‘극단적 선택’


한겨레

서욱 국방장관이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청해부대 장병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을 둘러싼 여러 사건·사고와 관련해) (서욱) 국방장관, (원인철) 합참의장,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사퇴해야 한다.”(이채익 국민의힘 의원)

“저희들이 엄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관련 내용도 위에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서욱 국방장관)

“대통령이 사의 요구하기 전에 국방부 장관 등은 자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하라.”(이 의원)

26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선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각종 사건·사고의 여파로 휘청거리고 있는 서욱 국방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이 추궁이 이어졌다. 서 장관은 격리 장병에 대한 부실 급식 논란(4~5월), 공군 부사관의 성추행 피해와 이를 감추려는 은폐·왜곡과 부실수사 의혹(6월), 청해부대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등의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며 감당하기 힘든 ‘리더십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그에 더해 이달 초엔 공군 성추행 사건으로 국방부의 대대적인 합동수사가 진행되는 도중에 국방부 직할부대 소속 장성이 성추행 혐의로 구속되는 ‘군기 위반’ 사건까지 이어지며, 군 안팎에선 서 장관의 지시가 군 조직 내에서 먹혀들고 있지 않다는 우려까지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무려 여섯번이나 대국민 사과에 나선 서 장관을 ‘사과 전문 장관’이라 야유하는 중이다.

그 와중에 25일 국방부 영내 수감시설에서 공군 성추행 사건과 관련된 중요 피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하며 잠잠하던 서 장관 ‘인책론’에 기름을 부었다. 군 인권센터는 26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국방부장관의 직할부대인 국방부 근무지원단 군사경찰대대 미결수 수용시설에 구속 수감 되어있던 노아무개 상사가 25일 숨졌다. 오후 2시51분께 수감 시설 내에서 의식불명으로 발견된 뒤 인근 민간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오후 4시22분께)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밝혔다. 노 상사는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당하는 계기가 된 지난 3월2일 저녁 회식을 주도한 인물로, 피해를 호소하는 이 중사에게 “(지난 피해를) 없었던 일로 해줄 수 있겠냐”며 회유했었다. 그에 따라 보복 협박, 면담 강요 등 ‘2차 가해’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달 30일 구속 기소돼 수감 중이었다. 야전부대 수용시설이 아닌 국방부 영내 미결수 수용시설에서 이런 참사가 발생하기는 사상 처음이다.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은 “노 상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곳은 방이 몇개 없고 경찰서 유치장처럼 밖에서 수감자의 동태를 언제든 확인할 수 있게 뚫려 있는 곳이다. 수감자는 대개 폐방 이후 취침시간(밤 10시~아침 6시)에 극단적 선택을 하지만 이번엔 대낮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엔 공군 성추행 피고인과 국방부 직할부대 성추행 사건을 일으킨 장성이 수감돼 있어 평소보다 더 면밀한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군사경찰은 순찰 도중에 노 상사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하반신만 가릴 수 있는 화장실 안쪽으로 들어가 사태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 장관은 사건 보고를 요구하는 국방위 의원들의 오전 질의에 ‘유족이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답변하지 않았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구속됐던 노 상사가 자살을 했다. 여기에 대해 장관이 최소한 어떤 유감 표명이나 사건 개요를 설명할 줄 알았는데 그냥 넘어가고 있다”면서 “이게 유족 핑계대면서 쉬쉬하고 말 못하는 상황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오후 질의 때 서 장관은 사건 개요를 짧게 밝힌 뒤 “강압수사 부분과 군의 수용 시설(문제)을 포함해 군사 경찰과 검찰이 합동으로 엄정히 수사를 할 것"이라며 “군 수용시설을 전수조사 하겠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야당이 요구한 서 장관 인책론에 “깊은 내막을 보고 난 다음에 판단하겠다. 관리가 안 된 게 어느 정도 인지 봐야 한다”는 반응에 그쳤다. 지금 서 장관을 교체하면 임기 막판으로 접어드는 청와대로 비난의 화살이 쏠릴 수 있고, 임기 8~9개월짜리 ‘단명 장관’이 될 수밖에 없는 후임 인선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임 소장은 “장관이 적극적으로 나서 의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해 답해야 한다. 백주대낮에 국방부 청사에서 벌어진 기가 막힌 일에 대해 서 장관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장관의 진퇴 문제는 임명권자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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