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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공급 차질 인정…위탁 생산 맡은 삼성바이오는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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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삼성바이오로직스 건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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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모더나사(社)가 28일 코로나19 백신 해외 생산 공장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모더나 백신 위탁 생산을 준비해 온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가 모더나와 맺은 위탁 생산 계약은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원액을 들여와 병입포장(DP)하는 작업이다.

삼성바이오는 스위스 론자 공장에서 백신 원액을 공급받아 납품할 계획이었다. 이번에 문제가 생긴 공장이 원액을 들여오기로 한 ‘스위스 공장’이라면 당장 9월로 예정했던 시제품 생산 일정이 어그러질 수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모더나는 이날 이메일 성명을 내고 해외 생산 협력사 공정 문제로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해외 백신 공급이 느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공급 차질을 밝힌 지 한나절만이다.

성명에서 콜린 허시 모더나 대변인은 “예비 재고 물량조차 비축하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2~4주간 미국 외 나라에 대한 백신 공급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공장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원액은 미국(보스턴 자체공장)과 스위스(론자) 두 곳에서 생산하고, 원액을 받아 병에 넣는 완제품(DP) 생산은 미국(카탈란트)과 유럽의 스페인(로비), 스웨덴(레시팜) 등에 맡기고 있다.

미국이 본사인 모더나가 ‘해외 공장’ 문제라고 밝힌 것을 보면 유럽 공장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 도입되는 백신은 스위스 론자가 생산한 원액을 스페인 제약사인 로비(Rovi)가 포장해 배송해 왔다. 전날 정부에서 “유럽 공장”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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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원료물질을 위탁 생산하는 스위스 론자 회사 전경.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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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모더나 DP생산 계약을 맺은 삼성바이오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가 백신 위탁 생산 공정 마련에 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공정 마련에 성공한다고 해도 스위스 론자 공장에서 원액이 들어오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모더나의 제조 공정이 스위스 론자 공장이라면, 삼성바이오의 모더나 백신 생산 및 납품 계획도 어그러질 수 있다는 뜻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더나 백신 공급 차질과 관련해 삼성바이오를 언급한 것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통화를 했다”며 ‘삼성바이오가 오는 8월부터 완제품을 생산할 것이며, 이 제품을 국내 소비로 돌리게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모더나 백신을 위탁받아 생산하는 삼성바이오 입장에서 ‘계약' 문제가 거론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두 회사가 생산 시작 시점 등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여당 대표가 라디오에서 공개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모더나가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2일 공개된 톰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과의 대담에서 “한국의 백신 공급 사정이 급한 것이 맞지만, 백신의 최종 유통 계획은 (고객 회사인) 모더나가 정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모더나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는 물량은 이르면 8월 말, 9월에야 시제품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제품을 검수받아, 완제품을 공급한다고 해도, 국내에 이 제품을 들여오려면 모더나와 협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는 11월까지는 예방접종에 활용하기 어렵다.

모더나의 백신 생산 역량에 대해선 국내외에서 우려가 있었다. 델타 변이 등 변이가 확산되면서 mRNA 백신에 대한 수요가 커졌지만, 바이오 벤처 회사인 모더나는 이런 수요를 따라잡기 역부족이란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모더나 CEO와 화상통화로 백신 도입 계약을 했다고 홍보한 정부가 실제로는 불리한 계약을 수용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정부가 전날 모더나의 백신 공급 차질을 발표하면서 “통보”라는 단어를 쓴 것을 두고 모더나가 백신 도입에서 정부보다 위에 있다는 해석도 있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중앙사고수습본부 정은영 백신도입총괄국장이 “모더나와 (정부의) 계약서에 연내 4000만회분 도입은 명시돼 있다”고 했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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