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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無대책이 낫다는 부동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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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아무런 내용 없는 담화라서 차라리 다행이에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28일 대국민 부동산 담화를 내놓은 직후 유명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유독 이런 글이 많이 올라왔다.

사실 정부의 담화 전날 유명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지라시(정보지)가 나돌았다. 담화가 예고된 28일이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야심차게 준비한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개시하는 날이다. 홍 부총리를 포함해 관계부처 장관이 총출동하는 예정에 없던 이벤트를 기획하자, 정부가 뭔가 추가 규제를 내놔 꼬인 시장을 더 흔들 수 있다는 불안감이 지라시 확산에 불을 지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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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부동산 대책을 미리 요약한 지라시는 재작년부터 부동산대책 발표 시점마다 나돌았다. 이 중 일부는 들어맞기도 했다. 2019년 12·16대책 직전 ‘시가 15억 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지’ ‘투기지역 시가 9억원 초과 LTV 40→ 20% 적용’ 등을 예측한 게 대표적이다.

지라시 내용과 달리 이날 홍 부총리는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라며 주택 매수를 자제해달라고 읍소하는 것으로 그쳤다. 시장에서는 “입으로 집값 잡았으면 벌써 잡았을 것”이라며 분노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차라리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게 되레 다행”이라며 안도하는 사람 역시 많았다. 둘 다 정부 정책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라는 점을 방증하는 모습들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정부가 담화를 발표할 때가 아니라 들어야 하는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문재인 정부 들어 내놓은 25번의 부동산 정책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간 것은 시장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다주택자 매물 출현을 위한 일시적인 양도세 및 보유세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전·월세 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비아파트 부분 공급 물량 확대가 시장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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