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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인정하기 시작했다 UFO 존재 이제 과학이 검증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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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포커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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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를 다룬 미국 히스토리 채널의 TV시리즈 `프로젝트 블루 북`의 한 장면. [사진 제공 = 히스토리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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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항공모함 니미츠호에서 이륙해 정례 요격 훈련을 하고 있던 두 대의 슈퍼 호넷 전투기 조종사들이 샌디에이고 인근 해상의 미 해군 순양함 프린스턴호로부터 무기 탑재 여부 확인 요청을 받았다.

당시 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이라크가 아닌 곳에서 이와 같은 요청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다. 왜 이런 전시 상황에 준하는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 이유는 미지의 괴비행체 출현에 있었다.

프린스턴호의 통제실에서는 2주 전부터 그런 비행체들을 포착하여 관찰 중이었다. 이날 출현한 괴비행체는 갑자기 고도 8만피트 상공에 나타나 아래쪽 바다를 향해 돌진하다 고도 2만피트에서 멈추어 떠 있었다. 순양함 통제실 요원은 두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그 비행체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종사들이 통제실의 유도를 받아 확인 지점에 도착했을 때 그 비행체는 해발 50피트 정도의 아주 낮은 위치로 이동해 있었다. 그것은 직경 40피트(약 12m) 정도 되는 둥근 흰색 물체였다. 그 아래 바닷물은 소용돌이치고 있었는데 그 비행체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두 전투기가 나선을 그리며 하강하자, 그 비행체는 마치 중간쯤에서 만나려고 하는 것처럼 그들을 향해 날아 올라왔다. 조종사들은 좀 더 빨리 그 물체를 확인하고자 수직 하강을 시도했다. 그러자 그것은 여태껏 그들이 본 그 어느 비행체보다 빠르게 가속해 사라졌으며, 이 상황에서 두 조종사들은 어안이 벙벙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 물체는 어떤 비행 날개나 회전 날개도 없었고, 또한 제트 분사도 하지 않았으며, 그런데도 전투기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고 한다. 도대체 이 비행체의 정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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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소개한 이상한 비행 특성을 보이는 비행체를 우리는 '미확인 비행물체',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라 부른다. UFO는 전문가에 의해 조사되어 기존의 비행체나 자연현상 등과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인다고 확인된 비행체를 일컫는 군사용어다. 이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48년 미국 공군에서였다. 그런데 오늘날 미국 정부에서는 더 이상 이 용어를 쓰지 않는다. 그 대신 '미확인 공중 현상'을 의미하는 UAP(Unidentified Aerial Phenomena)란 용어를 쓴다. UFO가 외계인이 타고 오는 우주선이란 대중적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 그런데도 대다수 언론 매체에선 사실상 UAP와 UFO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한다.

앞에서 소개한 해군 조종사들이 목격한 UFO 이야기는 76초 분량의 적외선 촬영 동영상과 함께 2015년부터 인터넷상에서 떠돌았다. 이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이는 자신의 절친인 한 조종사로부터 그것을 입수했다고 자랑했다. 그 동영상 중앙에는 마름모 형태의 비행체가 포착되어 있었다. 하지만 마치 물리법칙을 거스르는 것과 같이 행동했다는 조종사들의 진술을 입증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은 아니었다. 이 동영상과 조종사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뉴욕타임스의 과학 담당 기자들은 그 실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려고 조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미 정부가 숨기고 있던 극비 UFO 프로그램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2017년 12월 뉴욕타임스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미 국방부에서 2200만달러를 투입해 UFO를 조사 연구하는 '고등 항공우주 위협 확인 프로그램(AATIP·Advanced Aerospace Threat Identification Program)'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 신문이 이런 극비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던 것은, 이 프로그램의 실무 책임자였던 루이스 엘리존도의 증언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전직 미 상원의원 해리 리드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루이스 엘리존도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조사했던 중요한 UFO 동영상이 2004년의 것뿐 아니라 2개가 더 존재한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두 동영상 또한 미 해군 조종사들에 의해 촬영된 것이었다. 이 동영상들도 이상한 형태와 비행 양상을 보이는 비행체를 담고 있었다.

AATIP가 존재했음이 드러나자, 미 국방부도 더 이상 UFO 존재 사실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2019년부터 미 국방부는 군 조종사들이 UFO를 목격하거나 촬영하면 매뉴얼에 따라 상부에 보고하도록 조치했다. 원래 미국에서 군 조종사들이 의무적으로 UFO 목격을 보고해야 했던 때가 있었다. 미 공군에 UFO조사전담팀이 설치되어 활동했던 1948년부터 1969년까지의 기간이다. 실로 50년 만에 미국에서 군 조종사들의 UFO 목격 보고 의무가 재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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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운영되었던 UFO조사전담팀은 UFO가 과학적으로도 연구 가치가 없고, 안보에도 문제 되지 않는다는 미 국방부의 판단에 의해 해체되었다. 그렇다면 AATIP의 가동은 이런 미 국방부의 공식 입장을 뒤집는 것일까?

AATIP의 존재를 확인한 뉴욕타임스와 미국의 다른 언론사들은 정보자유화법에 의거한 미 국방부의 UFO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그 결과 2020년 5월 미 국방부는 3건의 관련 동영상들이 실제로 해군 조종사들에 의해 촬영되었음을 공식 인정했고, 이 동영상들과 관련된 조종사들의 상세한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로 인해 2020년 겨울 미 의회 정보 및 군사위원회에선 미 국방부에 AATIP에서 조사한 결과를 중심으로 관련 정보기관들의 의견을 취합한 보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에 '미확인 공중 현상 태스크포스(UAPTF·Unidentified Aerial Phenomena Task Force)'가 만들어져 보고서 작성에 들어갔다.

2021년 6월에 공개된 '미확인 공중 현상 예비 보고서(Preliminary Assessment: Unidentified Aerial Phenomena)'는 2004년부터 2021년까지 보고된 총 144건의 미확인 비행체 목격 사례에 대한 중간 평가를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목격되었다고 하는 비행체들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매우 적어 어떤 결론을 도출할 수 없었다고 하면서도 레이더나 적외선감지기, 전자기 감지장치나 육안으로 목격된 것으로 보아 그것들이 어떤 물리적 물체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 보고서에서는 그것들의 정체가 무엇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까? 이 보고서에서는, 수집된 사례들 중 대부분이 새 떼나 기구, 또는 무인 비행체 등의 공중 부유체들(airborne cluster), 얼음 조각, 수분, 또는 온도의 요동 등과 같은 자연현상(natural atmospheric phenomena), 또는 미국 내 기업이나 단체에서 제작된 어떤 비행물 관련 프로그램(USG), 또는 러시아, 중국 또는 다른 국가나 집단이 만든 비밀 장치(foreign adversary systems)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타(others)를 언급하는데, 사실 이것이 UFO로 분류할 수 있는 정말 이상한 행동을 하는 비행체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보고서에는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앞의 요약문에서는 '기타'를 오작동이나 착각, 오인 등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본문에서는 그것들이 '고도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런 사례들로 바람이 세게 불고 있는데 꼼짝하지 않고 공중에 떠있거나 바람 방향에 거슬러 움직이는 경우, 갑자기 급가속하여 움직이거나 기존 비행체로 흉내 낼 수 없는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경우, 그리고 고주파 전자기 에너지를 방사하는 경우를 꼽고 있다.

이렇게 언론 매체용 요약 문건과 본문이 불일치한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69년 UFO전담팀 해체의 원인이 된 일명 '콘던보고서(Condon Report)'의 결론에는 UFO가 과학적으로 아무런 연구 가치가 없다고 되어 있으나, 실제로 본문을 살펴보면 좀 더 과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 곳곳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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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전투기 레이더에 포착된 비행물체. [사진 제공 = 미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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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으로 볼 때 이 보고서는, 비록 그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으나 UFO가 미지의 외계 문명과 관련되지 않았을 거라는 미 국방부의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현재 지구상의 과학기술로써 이해하고 설명하기 곤란한 현상과 실체가 여럿 존재하고 있음을, 그리고 비록 그것들이 기존 비행체나 자연현상이라고 해도 미국의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이 인정했다는 사실이다(1969년 미 공군 UFO전담팀을 해체하면서 미 국방부는 UFO가 미국 안보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선언했고, 그 뒤 50년 동안 이런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UFO연구협회는 지난 30여 년간 UFO를 목격한 우리나라 공군 조종사들을 직접 인터뷰하여 국내외에 알리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런 과정에서 필자를 비롯한 협회 임원들은, 우리나라도 미국은 물론 영국, 프랑스 등의 국가들처럼 UFO 문제를 중요한 과학기술 문제이자 국가안보상 중대 이슈로서 중시하고 이에 대처할 필요성이 있음을 절감하였다.

이제 미국 정부 당국에서 오랜 조사, 연구 끝에 비로소 UFO의 존재와 과학적, 안보적 중요성을 사실상 인정한 만큼, 우리 정부 당국도 그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정하고 뒤늦게나마 대처 방안을 적극 검토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최근 기존의 미국, 러시아는 물론 중국, 일본, 인도 등 여러 나라가 국가적으로 본격적인 우주 탐사와 개발 경쟁에 돌입하면서, 한참 뒤처진 우리나라에도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과 같은 조직을 만들자는 주장이 들려오는데, 필자도 과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적극 찬성하고 지지한다. 만일 우리나라에 이런 기관이 설립된다면 거기에 UFO를 전문적으로 조사 분석하는 조직을 두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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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성렬 우석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한국UFO연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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