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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죽으란 말인가"…코로나 확산 日 '자택요양' 방침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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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긴급사태 선언에도 불구하고 일본 내 코로나19(COVID-19)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연일 1만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병상 부족 우려가 현실화하는 상황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중증환자만 입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경증환자는 자택에서 요양하도록 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한 조처인데,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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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일본 훗카이도대학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문 너머로 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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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환자 아니면 자택요양"…사망자 증가 우려

5일 NHK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일본에서는 1만4207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역대 최다치로, 지난 31일의 1만2340명 기록을 나흘 만에 갈아치웠다.

특히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수도권 중심으로 퍼지면서 올림픽 개최지인 도쿄에서 확산세가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 4일 도쿄의 신규 확진자는 4166명으로, 일주일 전 같은 요일에 비해 1000명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에 코로나19 대책을 조언하는 전문가 회의인 분과회의 오미 시게루 회장은 전날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 출석해 최악의 경우 도쿄에서 하루 1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의료 붕괴에 대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의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지난 4일 기준 3399명이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네 단계로 나눠서 구분하고 있는데, 도쿄의 병상 이용률은 50%가 넘으면서 가장 심각한 '4단계'에 이르렀다.

일본의사회 등 9개 의료단체도 긴급성명을 내고 "구급이송 곤란 사안이 전국 대표적인 도시부에서 증가하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병상 압박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급이송이 곤란 사안이란 4차례 이상 조회에도 병원을 확보하지 못해 응급환자를 이송할 곳이 30분 이상 결정되지 않는 사례를 뜻한다. 이 같은 사례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중증환자 외 감염자는 자택 요양을 하도록 방침을 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새로운 방침에 따르면 경미한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은 자택 요양을 기본으로 하며, 가정 내 전염이 우려될 경우 호텔 등 숙박시설로 이송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결정이 자택 요양의 가혹한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지역 보건소 인력으로는 자택 요양자에 대한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기 힘들고,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사회복지사 타츠타 쇼이치씨는 제4파(4차 유행) 당시인 3~6월 고베시에서 방문 간호 업무를 수행했다. 간호사와 2인1조로 오전 7시부터 저녁까지 휴식 시간도 없이 25가구 정도를 돌았다. 환자의 집 안에는 음식물 쓰레기, 토사물 등이 널려있기도 했고, '아프다' '괴롭다'는 신음도 가득했다. 타츠타씨는 "병상이 한정돼 있는 이상 자택 요양이 필요하지만, 위험이 낮은 경증환자가 급속도로 상태가 악화되는 것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오사카대의 쿠츠나 켄지 교수는 아사히에 "지금까지 입원 치료를 받았던 사람들이 (기준이 바뀌어) 자택에서 요양을 하게 되면 집에서 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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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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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자민당서도 "자택 요양 방침 재검토 하라"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나가쓰마 아키라 의원은 전날 후생노동위원에서 정부의 결정을 "입원해야 할 사람이 입원하지 못하는 것은 인재(人災)"라고 비난했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다키기 미치요 의원은 "산소 공급이 필요한 환자를 자택에서 보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철회를 포함해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집권당이 자민당 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민당 의원들은 전날 코로나19 대책본부와의 합동 회의에서 정부 방침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 의원은 "국민들 사이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이번 정책에 대한 공분이 스가 요시히데 총리 연임 가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가 총리는 9월 자신의 재임을 위한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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