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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수장에 ‘매파’…‘유동성 관리’ 강한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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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고승범, 금통위원 임기 중 내정
지난달 금리 인상 소수의견 ‘유일’
내달 코로나 피해 대출 만기 연장
지속 여부·가상통화 규제 등 주목
“실물·민생경제 강한 회복 목표”



경향신문



5일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59·사진)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유일하게 금리 인상을 주장한 ‘매파’(긴축 선호) 성향의 금융 전문가다.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가계부채 등 유동성 관리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금통위원이 임기 중 금융당국 수장으로 자리를 옮겨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고 내정자는 행정고시 28회 출신으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등을 거쳤고 2016년 4월부터 한은 금통위원으로 활동했다. 부친은 김영삼 정부에서 건설부 장관을 지낸 고병우씨(88)다. 금융권 최대 과제로 꼽히는 가계부채와 기업 구조조정 등 자본시장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2003년 신용카드 사태, 2011년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 처리를 주도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내정자와는 행시 동기로 1990년대 재정경제원과 2010년대 금융위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고 내정자는 지난달 15일 열린 한은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7명 중 유일하게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가 조정될 경우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많지만 최근과 같은 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 과도한 부담으로 금리 정상화가 불가능해지는 소위 부채함정에 빠질 위험이 커지게 된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분명히 밝히며 유동성 회수를 공식화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그를 금융정책 수장으로 내정한 것은 가계부채 관리가 시급하며 금융안정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는 9월 특정금융정보법 시행을 앞두고 가상통화 시장 규제를 어떻게 할지도 과제로 꼽힌다. 9월 말 종료 예정인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계속할지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금융권 리스크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관건이다. 고 내정자는 이날 “실물부문·민생경제의 빠르고 강한 회복을 위한 금융지원에 적극 나서고, 가계부채·자산가격 변동 등 경제·금융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16년 4월 처음 금통위원에 임명된 그는 지난해 4월 유임됐다. 두 번째 임기가 1년9개월 가까이 남은 상태다. 금융위원장에 취임하면 겸직을 금지하는 한은법에 따라 금통위원직은 내려놓아야 한다. 금통위원이 임기 중 자리를 옮긴 선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04년 김병일 금통위원이 임기를 약 2년 남겨둔 채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임명된 적이 있다. 하지만 한은에서는 금통위원 자리가 임기 중 옮길 수 있는 자리로 인식될 경우, 금통위의 독립적이고 안정적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금통위원 임기를 보장하는 것은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서인데, 임기 중 정책당국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고 내정자의 청문회 준비 등을 감안하면 8월 금통위는 기존 ‘7인 체제’에서 ‘6인 체제’로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은 총재가 추천할 신임 금통위원의 성향이 고 내정자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효재·이윤주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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