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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화재' 리튬이온전지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 수명 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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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기술연구원, 수계아연이차전지 음극 표면 안정화 기술 개발

3000회 충전해도 93% 용량 유지, 대용량화에도 성공

화재 잦은 리튬이온전지 대체할 차세대 이차전지

아시아경제

수계아연이차전지 코팅 공정 모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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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차세대 이차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수계아연이차전지의 음극 표면 안정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배터리 수명저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최근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추진으로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매년 10% 이상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날씨 등에 따라 출력이 불안정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ESS)’가 필수적이다. 현재 국내에 설치된 ESS에서는 대부분 리튬이온전지를 쓰고 있다. 문제는 최근 4년간 ESS 화재사고가 수십 건 가량 끊임없이 발생해 이차전지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수계아연이차전지는 잦은 화재 사고를 일으키고 있는 리튬이온전지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차세대 이차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물 기반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발화 위험이 없고 안정성도 높다. 고온 열처리 없이 양극재의 합성이 가능하며, 드라이룸(Dry room)이 아닌 일반 대기 중에서 전지를 조립할 수 있다.

하지만 아연 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물 기반 전해질 속에서 부식이 일어나게 되고, 특히 아연 이온이 음극 표면에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체로 뾰족하게 쌓이기 쉽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덴드라이트(Dendrite)’라고 불리는 이 결정체는 충방전 반응에 거의 참여하지 않고 계속 성장하는데, 분리막을 뚫고 양극에 맞닿게 될 경우 결국 단락을 일으켜 전지 수명을 급격히 저하시키고 화재를 유발한다.

연구팀은 아연 음극 표면의 화학적 성질에 따라 덴드라이트 형성이 억제되고 그 형태도 달라지는 것을 전자현미경을 통해 세계 최초로 관찰해냈다. 즉, 아연 음극 표면이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는 ‘친수성’ 상태일수록 배터리 충전 시 아연 이온이 음극 표면에 더욱 균일하게 흡착돼 덴드라이트 형성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반대로 ‘소수성’ 상태의 음극 표면인 경우, 그 성질이 비교적 덜한 곳으로 아연 이온 분포가 집중되어 구(球) 형태를 띤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덴드라이트가 군데군데 생성되는 것도 포착했다.

연구팀은 나아가 간편한 ‘딥 코팅(Dip-Coating)’ 공정을 통해 500 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친수성 보호막을 음극 표면에 고르게 형성하여 덴드라이트 형성과 부식 반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딥 코팅’ 공정이란 음극 재료를 코팅 용액에 담가 층을 만든 후 가열해 보호막을 형성하는 방법으로, 연속 공정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방식으로 음극 보호막을 형성한 결과, 약 3000회에 달하는 가혹한 충방전 반복실험에서도 용량유지율 93%라는 안정적인 수명 특성을 보여줬다. 또 충전전력이 자연적으로 소모되는 비율인 ‘자기 방전율’ 역시 코팅되지 않은 음극 대비 2배 이상 억제되는 효과도 있었다. 아연 음극 보호에 관한 기존 연구들이 손톱 크기의 코인셀(Coin-cell)을 대상으로 한 실험실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번 연구는 이보다 150배 이상 큰 대면적(176㎠) 아연 음극에서도 간편한 공정만으로 보호막을 형성해내 양산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로 수계아연전지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상용화 가능성까지 높였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0일 에너지 분야의 국제학술지 ‘ACS Energy Letters(IF=23.101)’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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