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빵 배달까지 막으면 어쩌자는 것인지"…배송차 200대 막아선 화물연대에 애태우는 파리바게뜨

댓글 1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 출처 = 파리바게뜨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5일 경기도 남양주 지역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한 매장은 평소처럼 오전 7시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매대는 휑했다. 당일 팔 빵이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빵을 진열하느라 정신 없어야 할 때 해당 매장 점주의 단체 카카오톡 방은 불이 났다. "도대체 빵은 언제 오는거죠?"

그 날 오후 3시쯤에서야 남양주 물류센터에서 빵을 실은 차량이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점주는 "결국 오늘 장사는 공쳤다. 내일도 제 때 배송된다는 보장이 없는데, 누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남양주 뿐 아니다. 전국 3400여개 파리바게뜨 가맹점의 점주들이 비상이 걸렸다. 추석 대목을 코 앞에 두고 빵집에 정작 팔 빵이 없는 상황에 놓여서다.

매일경제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배송노선 조정 등을 요구하며 운송 거부를 이어가는 화물연대 조합원이 13일 오후 광주경찰청 앞에서 공권력 대응에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주째 불법파업 이어가는 화물연대 노조

발단은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의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일어난 '노노갈등' 때문이었다.

16일 SPC그룹에 따르면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는 최근 화물연대 조합원들 사이 증차 요구가 잇따랐다. 이에 사측에서는 2대 차량을 새롭게 투입했다.

하지만 새 차량 투입 후 기존 배송기사들 사이 배송코스와 운영 방식을 놓고 의견 대립이 발생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배송기사들 간 갈등이었다.

SPC그룹 관계자는 "호남샤니 광주공장엔 민노총 소속 배송 기사 40여명과 한노총 소속 20여명의 배송기사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 사이 코스 배정 등을 놓고 의견 차이가 생겼고, 노조 측 주장대로 운수회사가 들어주지 않자 지난 3일부터 파업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화물연대 노조의 파업은 엄연히 불법 파업이라는게 SPC그룹을 비롯한 운수회사(SPC그룹의 협력사),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의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파업 돌입을 위해 노사교섭을 벌이거나 노동부에 중재신청 하는 과정 등이 빠졌다"며 "화물연대 노조가 불법파업을 2주이상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사진 제공 = SPC그룹]


◆ 더 꼬여버린 갈등...화물연대 파업에 전국서 200대 차량 멈춰서

화물연대 노조는 SPC그룹과 운수회사에서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하자 파업을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조건이 달렸다. 자신들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전부 면제해 달라는 것이다.

SPC그룹은 이를 거부했다. 노조 간 갈등과 이권 다툼에서 비롯된 문제로 회사와 가맹점주들의 생존권을 위협한 파업을 용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13일까지 대체 인력고용 및 차량 투입에만 들어간 비용이 4억원대"라며 "주문 물량 배송 차질에 따른 가맹점 피해는 합산되지도 않은 금액인데 파업에 따른 책임을 마땅히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들의 제안을 거부 당한 화물연대 노조는 지난 15일 0시를 기점으로 전국 연대파업에 돌입했다. SPC그룹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화물연대 노조 소속 200여명의 조합원이 현재 전국에서 운송을 거부하고 있다. 이는 전체 파리바게뜨 제품 운송을 담당하는 인력의 약 30%에 해당한다.

인원 수로 보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각 물류센터에서 차량을 앞세워 길목을 막고 서 있는 탓에 대체 차량이나 인력 투입이 쉽지 않다. 전국에서 파리바게뜨 물류 배송이 차질을 빚는 이유다.

화물노조의 계속된 영업 방해에 호남샤니 물류센터에는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했다. 당시 현장에서 경찰과 조합원 간 몸싸움이 벌어졌고, 24명의 조합원이 경찰에 연행됐다. 노사 간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지고 말았다.

◆ SPC그룹 "파업 강경 대응하되 노사 간 합의 기다려야"

현재 파리바게뜨에는 호남샤니와 같은 물류센터가 대구, 인천, 원주, 성남 등 총 11곳에 있다. 생산공장에서 물류센터로 빵 제품과 빵 반죽을 가져다 주면 이 물류센터의 배송기사들이 각 지역별 파리바게뜨 가맹점으로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화물연대 노조 파업으로 이 시스템이 마비됐다.

가맹점주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새벽이나 오후 시간대에 딱 맞춰 도착해야 할 빵과 빵 반죽이 몇 시간씩 배송 지연되면서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억 파리바게뜨 점주협의회 부회장은 "배송이 2시간 지연되는 것까지는 인내한다해도, 그 이상 넘어가버리면 점주들은 그날 장사를 망치는 것"이라며 "가맹점주들을 볼모로 파업을 일삼는 노조의 운수회사는 이참에 싹 다 계약을 해지해 버려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매출 손실은 빤히 보이지만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아 가맹점주들 사이 우려를 키운다.

김 부회장은 "배송 차질로 인한 손해배상 관련해 가맹본부인 SPC와의 가맹계약서나 상생협약서에 명시돼 있지 않다"며 "판매기회 상실에 따른 비용청구를 가맹본부에 하겠지만, 본부에서도 적극 나서줄 입장은 아니어서 참 난감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SPC본사는 물류계약을 맺은 운수회사와 화물연대 노조 간 갈등에 직접 개입을 할 순 없는 처지다. 물류 배송 코스 운영은 모두 협력사인 운수회사 고유의 업무이기 때문이다.

SPC그룹 측은 "우리도 운수회사와 화물연대 노조 간 원만한 타결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이번 파업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 만큼은 철저히 손해 배상을 청구해 강력히 대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