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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 맞았다"…美·英 손잡은 호주에 격분한 프랑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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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호주와의 77조원 핵잠수함 공급 계약 폐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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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AF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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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호주가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3국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를 출범하기로 했는데 프랑스가 발끈하고 나섰다. 이번 동맹으로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전수하기로 하면서 호주와 프랑스 간 대규모 방산 계약이 폐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군함제조업체 나발그룹은 호주 정부와 660억달러(약 77조원) 규모 전기·디젤 동력 잠수함 12척을 건조해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해 왔다. 호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방산 계약이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이 프랑스 앵포라디오에 출연해 "우리는 호주와 신뢰를 구축했는데 등에 칼을 찔렸고 배신당했다. 이건 동맹국 간 할 일이 아니다. 오늘 매우 화가 난다. 신뢰는 깨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결정은 잔인하고 일방적이며 예측할 수 없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할 만한 일"이라고 미국 정부를 향해서도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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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사진=AF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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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 호주는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국방·외교 부문에서 협력하는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적극 전수하기로 했다. 앞으로 18개월간 공동 연구을 거치면 호주는 핵잠수함 보유 국가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핵잠수함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인도 6개국 뿐이다. 미국은 옛 소련에 대응할 목적으로 지난 1958년부터 영국하고만 핵잠수함 추진 기술을 공유해왔는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이번에 호주로 확대한 것이다.

이 동맹 출범으로 프랑스는 '의문의 1패'를 당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호주가 미국의 도움을 받아 직접 핵잠수함을 만들게 되면 프랑스와의 계약은 깨질 것이 뻔해서다. 호주 외무·국방 장관이 불과 2주 전, 프랑스 나발그룹이 진행 중인 잠수함 건조 계획을 재확인했다. 지난 6월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를 초청해 수십 년에 걸친 양국 협력 관계를 확인하고 축하하기도 했다.

미국·영국·호주 '핵잠수함 연합'에 뒤통수를 맞은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은 곳곳에서 분노를 표출했다.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부 장관은 이날 RFI라디오에서 "(호주는)몹시 나쁜 소식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미국이 동맹국을 어떻게 대했는지 잘 알았다"며 "지정학적 국제 관계에 있어서 이번 일은 매우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번 3국 동맹과 관련 미국이나 영국 정부로부터 일체의 협의나 귀띔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영국은 격분한 프랑스 달래기에 나섰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BBC와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실망을 충분히 이해하며 프랑스측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번 사안은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전략 차이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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