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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與경선…추석 민심이 '이재명 본선 직행'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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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 5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민주당 세종·충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유권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김두관·이낙연·박용진·추미애 후보.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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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만5856표 대 17만2790표. 반환점을 돈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순회경선에서 1위 이재명 경기지사와 2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확보한 득표수다. 이 지사는 대전·충남(4일)과 세종·충북(5일), 대구·경북(11일), 강원(12일) 지역 권리당원·대의원 투표는 물론,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12일)까지 모두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파죽의 5연승을 거뒀다.

이제 관심은 이 지사가 결선 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하느냐 여부에 모인다. 규칙은 단순하다. 민주당 20대 대선 후보 선출 규정 제60조엔 “유효투표수의 과반수 득표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실시한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사가 서울 지역 권리당원 투표와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가 함께 실시되는 10월 10일까지 과반 득표율을 유지하면, 이 지사는 이날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다만 과반 득표율이 무너지면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10월 15일쯤 결선 투표가 다시 실시된다.

흙수저 출신이자 민주당의 ‘비주류’였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결선 투표 없이 집권 여당의 차기 대선 후보로 선출될 수 있을까. 아니면,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 대표주자간 양자 대결이 한 번 더 치러질까. 민주당 대선 경선의 향방을 결정할 3대 변수를 꼽아봤다.



① 20만 호남 당원 민심은?



1차 분수령은 25~26일 열리는 호남권 순회경선이다.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다. 광주·전남(25일)과 전북(26일)의 대의원·권리당원을 모두 합하면 20만4017명(유선전화 신청 국민선거인단 포함)으로, 전체 권리당원 숫자의 28.3%에 달한다. 수도권(33만1997명·46.1%)을 제외하곤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다. 충분히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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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3월 민주당 대통령후보 광주 경선대회에서 1위 득표를 차지한 노무현 대통령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승리의 V자를 펴보이며 환호하고 있다. '노풍(盧風)의 기적' 이후로 정치권에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호남이 정한다"는 말이 나왔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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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호남 당원들은 전략적 투표 성향으로 유명하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광주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하면서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선 호남 당원들이 민주당에서 조직적으로 이탈하면서 국민의당 돌풍을 만들었다. 당내에서 “이번 대선 후보도 결국 호남이 정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에는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3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유동성이 커졌다. '유일한 호남 후보'가 된 이 전 대표 역시 지난 8일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까지 쳤다.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이 전 대표는 대구·경북 경선을 앞둔 지난 8~10일에도 호남에 머무르며 승부수를 띄웠다. “호남 총력전을 펼쳐 지지율 45%를 달성해 역전의 교두보를 만든다”는 게 이낙연 캠프의 전략이다.

반면, 이 지사 입장에선 호남에서도 1위를 수성해야만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이유다. 이재명 캠프는 지난 12일 강원 지역 경선이 끝나자마자 핵심 의원들을 호남 각 지역으로 파견해 풀뿌리 당원들을 접촉시켰다.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는 지난 7월 중순부터 1주일에 2~3일씩 호남을 찾고 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인 17일엔 이재명 캠프 소속 의원 대부분이 광주를 찾으며 사실상 ‘호남 총력전’에 돌입했다.

호남 당원들의 선택은 추석 연휴 밥상머리 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재명 캠프 전략본부장인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은 “호남은 결국 누가 시대정신에 충실한가, 그 사람이 본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이길 수 있느냐로 판가름할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선 이미 호남 민심의 판단은 끝났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낙연 캠프에선 "호남 경선이 반전의 시작"이라는 확신이 있다. 윤재갑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은 “호남에선 이 전 대표가 숙고하고 내린 의원직 사퇴 결단을 존중하는 분위기”라며 “단순히 동향이라서가 아니라, 이 전 대표가 쌓아온 오랜 경험과 식견에 대한 신뢰가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 역시 연휴 동안 모든 의원을 호남 지역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② 강성층 응집 추미애 효과



경선 초반 1강 1중 4약 구도가 확연했던 민주당 경선에서 다크호스는 단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12일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11.67%를 얻어 정 전 총리를 누르고 3위를 차지했고, 이 결과를 받아든 정 전 총리는 중도 포기를 결단했다. 추 전 장관은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6.67%(대전·충남)→6.81%(세종·충북)→8.69%(대구·경북)→8.61%(강원)→11.67%(1차 국민선거인단)의 상승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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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후 강원 원주시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강원 합동연설회(1차 슈퍼위크)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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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추 전 장관의 지지층이 이 지사와 일부 겹친다는 점이다. 추 전 장관의 지지층은 검찰·언론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하는 이른바 강성 지지층인데, 이들은 과거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양강 구도에서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줬던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 이 지사가 과반을 득표한 상태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된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지자, 이들이 빠르게 추 전 장관 지지로 이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재명·추미애 후보는 지지층이 중첩된다”며 “만약 추 전 장관의 지지율이 계속 올라갈 경우, 이 지사 지지율이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추 장관이 10%대 득표를 기록한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지사는 5차례 개표 결과 중 가장 낮은 득표율(51.09%)을 기록했다.

강성 당원들이 많은 수도권 33만명의 투표가 남아 있는 점도 변수다. 수도권에선 이른바 ‘조국 사태’ 때 서초동 촛불 집회에 참여했던 당원들이 적지 않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역에서 오프라인 당원 비중이 높다면 수도권은 온라인 당원 비율이 압도적”이라며 “경선 후반 추 전 장관의 추격세가 결선 투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③ ‘본선 직행’ 득실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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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가 5일 오후 충북 청주에서 열린 민주당 세종·충북 합동연설회에서 개표 결과를 기다리며 물을 마시고 있다.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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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 투표 실시가 본선에서 도움이 될지, 오히려 본선 경쟁력을 저해할지의 논란도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경선 초반 본선 경쟁력을 앞세웠던 이재명 캠프는 최근 “압도적 1위로 본선에서 야당 후보와 당당히 맞설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내부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정권 재창출을 해내기 위해 ‘본선 직행’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반면, 다른 후보 측에선 “본선 직행은 오히려 민주당의 본선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본선 승리를 위해서는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를 한 번 더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이낙연 캠프 관계자),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의 경우 자칫 본선에서 재앙이 될 수 있다”(김종민 의원)는 논리다.

이와 관련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결선 투표가 당내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일리는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 순위대로 이재명·이낙연 후보가 결선을 치러 ‘원팀’이 될 경우, 두 후보가 서로 다른 지지층에 소구할 수 있는 만큼 결선 투표를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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