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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이 명함도 못내밀 수준"…28% 덜 내고 12% 더 받는 연금의 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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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 중 선택해서 하나만 가입할 수 있다면 어느 연금을 들어야 할까.

가입자의 입장에서 수익률을 따져보면 4대 공적연금 가운데 군인연금이 단연 가장 좋다. 국민연금이 그 다음이고,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이 공동 꼴찌라고 할 수 있다. 군인연금은 공무원연금, 사학연금과 달리 2016년 연금개혁에서 빠지면서 기존의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군인연금 개혁론은 아직까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군인이라는 직업적 특성상 두둑한 연금 보상이 필요하다는 정서가 강하기 때문이다.

군인연금 272만원 > 공무원연금 237만원


지난해 3월 기준으로 군인연금 수급자 9만3765명 가운데 3만1777명이 월 300만원 이상의 연금을 받고 있다. 대장 계급으로 전역한 경우 월 550만원 정도를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다른 공적연금에 비해서도 큰 금액이다. 지난 2019년 기준 군인연금의 1인당 월평균 수령액은 272만원이었다. 공무원 연금은 이보다 적은 237만원, 국민연금은 40만원이었다.

중요한 점은 군인연금은 적게 내고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자신의 월 소득에서 18%를 연금보험료로 낸다.

반면 군인연금은 14%를 보험료로 낸다. 이 보험료 가운데 절반은 국가가 대신 내주기 때문에 월급 100만원 기준으로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가입자는 9만원을, 군인연금은 7만원을 보험료로 내는 것이다.

받는 연금액은 군인연금이 더 많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의 지급률은 1.7%, 군인연금은 1.9%다. 지급률에 재직기간을 곱하면 소득 대체율이 나온다. 30년 동안 월 평균 소득이 100만원인 가입자를 기준으로 하면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매월 51만원씩 지급되는데 군인연금은 54만원이 나온다.

다시 말해 월급 100만원 기준으로 군인연금을 매월 7만원을 내고 54만원씩 받는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9만원을 내고 51만원을 받기 때문에 군인연금의 혜택이 훨씬 크다. 국민연금은 4만5000원을 내고 30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수익률 측면에서 군인연금이 4대 공적연금 가운데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군인연금의 혜택이 더 좋아진 게 아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을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개혁했는데 이때 군인연금이 빠지면서 예전의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50여년 전부터 군인연금 고갈 상태…"군 복무 특수성도 감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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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연금의 가장 좋은 점은 따로 있다.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국민연금 모두 6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군인연금은 연금 지급 요건인 20년 이상의 재직 기간만 채우면 연령과 상관없이 전역 다음달부터 바로 연금이 나온다. 20세에 군복무를 시작해 40세에 제대했다면 40세부터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탈 수 있는 것이다.

보험료는 적게 내는데 지급하는 연금액은 크다보니 군인연금은 다른 공적연금에 비해서도 재정 상태가 심각하다. 군인연금은 지난 1973년부터 국가보전금 투입이 시작됐다. 1963년 군인연금이 공무원연금에서 분리된 이후 10년 만에 기금이 고갈됐다는 의미다. 공무원연금은 이보다 30년을 더 버텨 2001년부터 국가보전금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지난 5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내년 공무원 연금의 재정 수지 적자 규모는 3조730억원, 군인연금은 2조9077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가입자 규모를 보면 공무원연금은 120만명, 군인연금은 19만명으로 6배 가량의 차이가 난다.

하지만 군인연금은 연금 개혁 논의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 최근 대선 후보들이 연금 개혁을 이야기할 때도 군인연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는 군인연금의 직업적 특수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군인은 대위부터 소위까지는 43세, 소령 45세, 중령 53세, 대령 56세 등 계급별로 정년이 다르다. 본인이 원치 않더라도 이른 나이에 직장을 잃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45~56세 시기에 전역하는 군인이 가장 많다. 군복무 경력이 사회의 일반적인 직업과 연계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아 다른 직군에 비해 재취업도 쉽지 않다.

또 격오지 근무가 많고 근무환경도 열악하다. 항상 긴장태세를 유지해야 하고 목숨을 담보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군인연금에 노후 생활 보장이라는 일반적인 연금의 기능 이외에도 국가에서 주는 보상이라는 개념도 함께 담겨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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