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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이 낮아도…그들이 대선을 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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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유승민·최재형 등 여야 3~4위권 후보들의 대선 전략

당선 가능성 낮아도 '반전 가능' '후사 도모' 그리고 '자기 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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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6개월이나 남았지만 현재 여론조사 상으로 여야 유력 대권주자는 이재명·이낙연, 윤석열·홍준표 등 4명으로 압축됩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대선에 출마하겠다며 열심히 선거운동 중인 후보들은 어림잡아 20명 가까이 됩니다. 나머지 열댓 명의 후보들이 대역전극을 펼쳐 청와대에 입성할 확률, 높게 보는 사람은 적을 겁니다. 그런데도 이들이 많은 돈과 시간을 써가면서 대선 완주를 공언하는 이유는 뭘까요. 여러 후보들 중 현재 나름 의미 있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여권의 추미애·정세균 예비후보, 야권의 유승민·최재형 예비후보의 현 상황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직함을 제외하고 이름만 표기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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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6명의 후보군(정세균 포함) 중 지지율 7.7%로 이재명(48.1%), 이낙연(33.2%)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입니다(이하 언급하는 여론조사는 본지가 의뢰해 윈지코리아컨설팅이 격주로 시행한 것들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1,2위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지지율이지만 중요한 건 '당선 가능성'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재명은 경선 과정에서 과반 지지를 얻어 결선 투표 없이 승부를 끝내려 하고, 이낙연은 어떻게든 결선까지 끌고 가 막판 역전을 노려봐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죠. 민주당 경선은 과반 1위가 없을 경우 1,2위 간 결선 투표를 합니다. 즉 추미애가 가진 7% 내외의 지지율은 그런 측면에서 두 주자에게 매우 신경 쓰이는 수치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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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추미애·정세균이 보유한 ‘국민의힘 지지자 표’입니다. 두 사람은 민주당 지지자 사이 조사에서 3~7% 정도의 지지율을 보이지만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 추미애·정세균을 지지하는 사람은 3~9% 수준으로 오히려 더 높습니다.

물론 ‘역선택’이라는 이슈가 있긴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 본다면 국민의힘 지지자 중 윤석열이나 홍준표 같은 당내 후보군 중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 추미애나 정세균을 지지하겠다는 사람들도 꽤 있다는 것이죠. 향후 민주당 결선 투표나 최종 대선 국면 때 추미애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는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정세균의 경우 이미 사퇴를 선언했지만 그가 갖고 있던 지지율을 누구에게 실어주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분석은 여전히 의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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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유승민과 최재형 역시 비슷한 구도 속에 있습니다. 유승민은 현재 국민의힘 지지자 가운데 4~6% 내외, 최재형은 10%대 초중반을 달리다 최근에는 3%까지 떨어진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들 역시 반대편인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더 많은 표를 얻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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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소속 정당보다 경쟁 정당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건 상당히 이상한 일입니다만, 어찌 됐든 유승민은 민주당 지지자 중 10~17% 수준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민주당 후보를 제외하고 ‘국민의힘 후보들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물은 것인 만큼, 실제 투표에서 이들이 유승민을 찍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여당이든 야당이든,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서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은 일정 부분 항상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른바 '산토끼' 표를 끌어올 능력이 있는 후보와 단일화를 하거나 그들의 지지선언을 끌어내는 건 1,2위 주자 입장에서 분명 구미 당기는 일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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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같은 ‘캐스팅보트’를 통해 추미애와 정세균이 얻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요. 당선 가능성이 낮은 데도 선거에 나오는 정치인들의 심리나 전략에 대한 분석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큰 선거를 잘 치러 차후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입니다. 일종의 투자 개념이죠. 또 어느 정도 지지율을 확보한 뒤 ‘될 만한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고 그 후보가 집권하면 ‘한 자리’ 보장받겠단 속내도 있을 수 있죠.

그리고 자기 확신이 강한 정치인의 특성상 ‘권력욕’을 견디지 못해 출마하는 것이라거나, 세간의 평가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정말 당선 가능성이 있다’는 자기 최면이나 암시 같은 심리도 꼽힙니다. 강성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명확한 상황 판단이 어려워질 텐데 거기에 ‘내가 최고’라는 자기 확신까지 더해지면 ‘못 말리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는 것이죠(정치인 중 이런 분들 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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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는 당대표, 장관을 경험했고 정세균은 국회의장에 국무총리까지 역임한 사람입니다. 대통령 자리가 아니라면 사실 더 써봄직한 감투도 마땅치 않은 사람들이죠. 단일화나 지지선언을 통해 차기 정권에서 ‘한 자리’ 얻으려는 심산으로 대선에 나왔다고 한다면 본인들이 불쾌해할 것 같네요. 그렇다면 5년 후 대선을 위한 준비 과정이거나 ‘나 말고 이 나라 구할 사람 없다’는 나르시시즘(자기애, 自己愛)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유승민의 경우 여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최재형은 판사와 감사원장 출신입니다. 이른바 ‘스펙’ 측면에선 추미애·정세균에 비해 ‘한 자리’ 해보고 싶은 욕구가 더 클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국민의힘 역시 윤석열과 홍준표가 1,2위 박빙 경쟁을 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대선 막판에 어떤 역할을 자임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중요한 건 당선권 지지율이 아니어도, 7%보다는 8%가, 3%보다는 4%가 '변수'로서 시장 가치는 더 크다는 점이지요. 즉 각자가 갖고 있는 출마의 '본심'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도 지지율을 더 끌어올리려고 분투할 유인은 분명하다는 겁니다. 그러니 이들의 무모한 도전을 '이해 못할' 행동이라고 깎아내릴 필요까진 없어 보입니다. 어차피 선택은 본인 몫, 비용은 본인 부담이니까요.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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