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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CIA “민간인 있다”… 미군 아프간 드론 오폭 몇초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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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달 29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가옥 안에 미군의 무인기 공습을 받아 파괴된 차량 한 대가 놓여 있다. 미군측은 이날 카불에서 추가 자폭테러 위험이 있는 차량을 무인기로 공습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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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미군이 오폭으로 무고한 민간인을 희생시켜 비판 받고 있는 가운데 미 정보기관이 공습 당시 현장에 민간인이 있을 가능성을 경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테러를 예방한다며 지난달 29일 카불에서 감행한 드론 공습이 오폭이었다고 17일(현지 시각) 인정했다. 이 공격으로 어린이 7명을 포함해 무고한 민간인 10명이 숨졌다.

미 CNN 방송은 18일 미군이 민간인들을 테러리스트로 오인하고 공습하기 몇 초 전 CIA가 민간인이 타격 대상에 포함됐을 가능성을 알렸지만 공격을 막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군 측은 공습 직후에도 민간인 존재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왔지만 실제로는 폭격 직전에 민간인 희생 가능성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CNN은 “미군이 엉성한 단서로 확신을 갖고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미군은 오폭 당일인 지난달 29일 8시간 동안 미 구호단체 ‘영양·교육인터내셔널(NEI)’의 협력자 제마리 아흐마디의 동선을 추적하고 그를 IS-K 소속으로 확신했다. 미군이 IS-K 은신처로 믿었던 곳에서 짧은 접촉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내린 결론이었다. 아흐마디를 추적할 때 그의 신원조차 몰랐다고 한다. CNN은 “미군은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아흐마디의 움직임을 잘못 해석했고, 그가 집으로 가져갈 물병을 차에 싣자 폭발물로 오해했다”고 전했다.

민간인 오폭 사건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에 계속하겠다고 다짐한 테러 조직억지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원거리 정밀 감시 및 타격 능력을 수반한 ‘오버 더 호라이즌(over the horizon)’ 작전으로 지상군 투입 없이도 테러 조직을 억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군 및 대테러, 정보 당국은 지상군이 없는 상황에서 테러세력에 대한 성공적인 공습은 어렵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군과 정보 당국 간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오폭 가능성은 더욱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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