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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놀이터, 범 천국이었다…‘은빛 5만평’ 영남 알프스 유혹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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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울산 간월재 억새평원. 신불산(1159m)과 간월산(1069m) 두 형제봉 사이에 잘록하게 들어간 간월재 능선을 따라가니 3㎞에 걸친 억새평원이 펼쳐졌다. 억새는 아직 푸른 빛이 돌았지만, 매년 9월부터 은빛 꽃을 피우기 시작해 10~11월 황금 물결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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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알프스 간월재 억새. 9월부터 억새 꽃이 피면 푸른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이룬다. [사진 울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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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영남 알프스’의 관문인 간월재 억새밭을 지나 해발 900m의 정상에 서니 언양읍내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등산객들은 억새밭 사이에서 기념사진을 찍거나 간월재 휴게소의 별미인 컵라면을 먹으며 체력을 보충했다.

이날 간월재로 향하는 길은 가장 빠른 등산로로 알려진 울주군 상북면 배내2공영주차장에서 시작됐다. 1시간 반 정도 평탄한 등산로를 걸으며 가을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산행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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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배내2공영주차장에서 간월재로 올라가는 길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대체로 평탄한 등산로다. 울산=백경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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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도중엔 가을에 먹이활동을 한다는 뱀도 발견했다. 50대 등산객은 “독사 중의 독사로 알려진 살모사 같다”며 “이렇게 큰 뱀은 처음 본다. 가을철 산행 시에는 먹이 활동을 하는 뱀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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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간월재로 향하는 길에 만난 뱀. 독사인 살모사로 추정된다. 울산=백경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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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재는 과거 맹수들의 천국이었다고도 전해진다. 약 16만5000㎡(5만평) 면적에 일렁이는 억새밭은 백악기 시대 공룡들의 놀이터였으며, 이후엔 호랑이·표범과 같은 맹수들이 득실거렸다고 한다. 간월산 표범은 간월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촛대바위에 숨어 지나가는 길손을 노렸다.

간월재는 백성들에게는 삶을 이어주는 길이기도 했다. 과거 배내골 주민, 울산 소금장수, 언양 소 장수 등 장꾼들이 줄을 지어 간월재를 넘었다. 특히 소금장수들은 반 가마(40㎏)~한 가마(80㎏)의 소금을 지고 고개를 왕복했다. 배내골 주민들은 10월이면 억새를 베 날랐다. 벤 억새는 다발로 묶어 소 잔등에 지우고, 사람들은 지게에 한 짐씩 지고 내려와 억새지붕을 이었다.

간월재 서쪽 아래에 있는 왕방골은 우리 민족사의 아픔을 오롯이 간직한 골짜기다. 사방이 산으로 에워싸인 원시림 협곡은 과거 박해받던 천주교들의 은신처였고 한때는 빨치산의 아지트였다. 지금도 왕방골에는 생쌀을 씹으며 천주의 믿음을 죽음으로 지킨 죽림굴과 숯장이가 기거하던 숯막 등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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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간월재를 드론으로 바라본 모습. 울산=백경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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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간월재는 ‘영남 알프스’의 봉우리를 오를 때 들리는 관문으로 유명하다. 영남 알프스는 울산의 가지산(1241m), 운문산(1188m) 등 7개 봉과 경북 경주의 문복산(1051m), 경남 밀양의 재약산(1108m) 등을 합친 9개 봉우리를 뜻한다. 유럽 알프스의 경관과 견주어도 손색없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올해부터 울주군이 영남 알프스 9개 봉우리 완등자에게 개당 6만5000원 상당의 은화를 증정하기로 하면서 등산객이 더 붐비고 있다. 등산객이 9봉우리 정상에 모두 올라 사진을 찍은 뒤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영남알프스완등’에 보내면 인증이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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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재의 10월 풍경. [사진 울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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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재를 트레일 대회 참가로 오르는 방식도 추천한다. 국내 대표적인 트레일 러닝 대회인 ‘울주 나인피크 트레일 대회 (HighTrail NINE PEAKS ULJU)’가 울주군 영남알프스에서 오는 10월 29일부터 2박 3일간 개최된다. 트레일 러닝은 산에서 뛰는 익스트림 레포츠의 일종이다.

이 대회는 영남알프스 산군의 1000m 고지 9봉을 연결하는 루트다. 국내 트레일 러닝 대회 중 105.6㎞로 가장 길어 최고 난이도로 인정받기도 했다. 대회는 9PEAK, 5PEAK, 2PEAK, 1PEAK 등 4개 부문으로 나뉜다. 각각 정상에 오르는 봉우리 수로 1PEAK 체험은 간월산을 오르는 코스여서, 세미 트레킹 정도로 가볍게 접근할 수 있다. 이 길목에 간월재 억새평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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