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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강한 딸, 백신 맞고 '혼수상태'…"책임자, 연락 한통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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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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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받고 뇌출혈로 쓰러진 25세 A씨가 지난 12일 수술을 위해 부산시 동아대병원 수술대 위에 누워있다. A씨는 수술 일주일째인 19일 기준 의료진이 이름을 부르면 반응을 하지만 아직 의식이 없는 상황이다./사진=A씨의 아버지 이호익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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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 이후 뇌출혈 증상을 겪는 사례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1차 접종을 받았던 25세 A씨가 2주 후 갑작스럽게 쓰러진 후 뇌출혈 받은 사례가 뒤늦게 알려졌다.

A씨를 돌본 의료진은 "백신 부작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가족은 "백신의 부작용을 뚜렷하게 밝히려면 오랜 기간 연구 결과와 통계가 쌓여야할텐데 그렇지도 않은 상황에 그 누구에게도 '백신과 뇌출혈은 관계가 없다'고 판단할 권능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 부친인 이호익씨(52)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딸 A씨(25)가 지난달 26일 전라남도 광양시에 있는 한 정형외과 전문 병원에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받고 2주쯤 지난 이달 12일 발작을 일으켜 현재 부산시 동아대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의료진은 뇌 표면의 동맥이 손상됐다며 '지주막하뇌출혈' 진단을 내렸다.

이씨는 "25살 딸이 무엇 때문에 혈압이 올라갔겠나"라며 "평소에 혈압 문제가 있던 것도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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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화이자 백신을 맞고 뇌출혈로 쓰러진 25세 A씨의 작은 삼촌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글./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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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씨와 일문일답.

-백신 맞고 쓰러지기 전에 딸이 한번이라도 뇌출혈을 겪거나 평소 기저질환을 앓지는 않았나.

▶평소 병원 한번 가지 않는 건강한 아이였다. 감기도 잘 걸리지 않았다. 백신을 맞고 두통이 있어 타이레놀을 먹기는 했지만 뇌출혈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7월 중순 쯤 편도절제술을 받기는 했지만 의사는 "뇌출혈과 관련 없다"고 하더라.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린 이유는.

▶아버지인 내가 경황이 없다보니 작은 삼촌이 올렸다. 정부를 원망하는 건 아니다. 다만, 비슷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게 백신 부작용을 책임지고 연구해 세분화해 안내했으면 한다.

-청원 글을 올린 후 방역당국에서 연락이 오진 않았나.

▶책임자가 단 한번도 전화한 적 없다. 정부가 '내 일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다. 자기 자식이나 손주가 백신 부작용으로 쓰러졌다고 가만히 있었겠나. 권위 있는 질병관리청이 대응에 나섰다면 하부기관도 발빠르게 움직일 것이다. 질병관리청이 고통 당한 피해자와 보호자에게 상황을 묻고, 앞으로 절차는 어떻게 되나 설명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

-올 추석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

▶딸이 병원에 있으니 시골에 가진 못하고 80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에 안부 전화만 드릴 것이다. 충격을 받으실까 두려워 아직 딸이 쓰러진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의식이 돌아오면 그때 말할 것이다.

-만약 할머니, 할아버지가 딸 아이의 안부를 묻는다면 어떻게 답하겠나.

▶'잘 있다'고 하려 했다.

-각별히 기억나는 딸과 명절 추억이 있나.

▶전라남도 광양시 시골에 항상 찾아뵀다. 다른 가족과 다를 것 없다. 사촌들과 시간을 내 다함께 바닷가에 낚시를 갔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해 마음이 너무도 아프다.

-딸이 쓰러지기 전 기억나는 장면은.

▶딸이 겁이 많다. 백신도 맞지 않으려 했는데 내가 '정부가 하는 거니 겁먹지 말고 접종하라'고 강요했다. 더더욱 가슴이 미어진다.

한편 방역당국은 뇌출혈과 백신 접종의 인과성을 인정하지 않는 추세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지난 14일 예방접종 피해보상 심의 결과를 밝히며 발열과 두통, 근육통 등으로 치료받은 사례 249건(43.2%)에 대해서만 보상을 결정했다. 뇌출혈, 뇌경색, 천식 등 신고는 기저질환과 관련이 더 높다고 보고 보상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홈페이지에 올라온 화이자 백신의 '가능한 부작용' 명단에도 뇌출혈은 명시돼 있지 않다.

하지만 백신을 맞은 후 뇌출혈이 왔다는 사례는 쏟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1세 여성이 지난달 4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후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같은 날인 4일 경기도 시흥시에서 30대 여성 보육교사가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받고 뇌출혈로 쓰러져 다음날 숨진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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