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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급한불 껐지만 시계 제로…“3~4개 쪼개져 국유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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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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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에 빠진 중국 부동산 재벌기업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섰다. 급한 대로 회사채에 대한 이자 지급 계획을 밝히며 한숨 돌렸지만 갈 길은 멀다. 연말까지 갚아야 하는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중국 정부가 3~4개 회사로 쪼갠 뒤 국유화하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창업자인 쉬자인(許家印) 회장이 투자자 달래기에 나서며 일단 시장은 진정하는 모양새다. 23일 홍콩거래소에서 헝다그룹 주가는 17.62% 오른 2.67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계열사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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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헝다그룹 주가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시장이 안정을 찾은 건 2025년 9월 만기인 40억 위안 규모의 역내 회사채에 대한 이자 2억3200만 위안(약 425억원)을 예정대로 23일에 지급하겠다고 전날 밝힌 영향이다. 쉬 회장이 전날 밤 간부 회의를 열어 “투자자의 상품 상환을 확실히 하는 게 전체 그룹이 함께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한 고비는 넘겼지만 이는 미봉책일 뿐이다. 헝다그룹은 이날 갚기로 한 위안화 채권 이자는 “장외 방식의 협상을 통해 해결됐다”고 밝혔다. 장외 상환은 발행인과 투자자의 ‘사적인 협상’을 통해 채권을 직접 갚는 것을 의미한다. 상환 절차가 시장에 공개되지 않는다. 시장에선 헝다그룹이 채권 보유 기관과 협상해 지급 시한을 연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장외 상환 방식은 통상 지급이 어려울 때 이뤄진다”며 “이번 조치가 새로운 부정적 뉴스를 막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회사의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에 관한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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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만기 언제 얼마나 돌아오나


오히려 헝다그룹의 재무 상황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위험한 소매 금융상품을 직원에게 강매하며 8만여 명에게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로 지급해야 하는 돈만 62억 달러(약 7조3000억원) 수준이다. FT는 “유동성 위기에 몰린 헝다그룹의 금융상품이 이익을 낸다고 보장할 수 없는 만큼 투자 피해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헝다그룹은 이날 별도로 지급해야 하는 8350만 달러(약 993억원) 규모의 달러채권 이자에 대한 상환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계약서상으로는 예정된 날로부터 30일 이내까지 상환이 이뤄지지 않아도 채무불이행으로 간주하지는 않는다. 29일에도 채권 이자 4750만 달러(약 560억원)를 내야 한다.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헝다그룹의 채무는 77억 달러(약 9조550억원)에 달한다. 2023년에는 108억 달러(약 12조7000억원)로 늘어난다. 디폴트(채무 불이행)로 향하는 거센 흐름을 돌려놓지 못할 거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기관 투자가 이탈도 감지된다. 로이터통신은 “헝다그룹의 2대 주주인 홍콩 부동산 투자 그룹 화런부동산그룹도 보유 중인 주식 7억5000만 주를 모두 매각하는 걸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헝다그룹은 중국 전역의 280여 개 도시에서 1300여 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헝다그룹이 채무 불이행을 넘어 청산 단계로 가면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홍콩 명보와 대만 자유시보는 “중국 정부가 주민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부채 위기에 개입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일 내에 최종 결정이나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헝다그룹을 3개로 쪼개 국유기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다. 총부채는 약 350조원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한다. 280개 도시에서 1300개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며, 고용 직원만 약 25만 명에 이른다. 부동산 호황 때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면서 전기자동차·테마파크·생수·식료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문어발 확장’을 했다. 이 때문에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올해부터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출 규제에 나서자 자금난에 빠졌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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