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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0세' 5년… 기업들은 여전히 '고비용 저효율'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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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실태조사… 기업 89% "중·장년 인력 관리 어려워"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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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인력의 '고임금 저효율'에 대한 기업들의 속앓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년 60세 의무화로 중·장년 인력의 고용 안정이 이뤄진 지 5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효율적인 측면에선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중·장년 인력관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년 60세 의무화로 중·장년 인력관리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이 89.3%에 달했다. 구체적인 이유에 대한 답변(복수 응답)에선 높은 인건비(47.8%)와 신규 채용 부담(26.1%), 저성과자 증가(24.3%), 건강·안전관리(23.9%), 인사 적체(22.1%) 등을 꼽았다. 이번 설문은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권고조항으로 돼 있던 정년을 의무조항으로 바꾸고,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정년 60세 연장법)은 2016년 공기업과 공공기관,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 등에 먼저 적용됐다. 이어 1년 이후부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상시 근로자 300인 미만 사업장에도 반영됐다. 하지만 개정 이후에도 고용안정성과 고령화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란 당초 취지와 달리 기업의 비용 부담은 늘고, 청년 취업자 수 감소로 이어지면서 세대 간 일자리 갈등이 높아질 것이란 부정적인 시각 또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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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300곳이 꼽은 중장년 인력관리가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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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적인 측면에서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된 것으로 보인다. 중·장년 인력의 업무 능력과 생산성을 젊은 직원들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는 ‘비슷하다’는 응답이 56.3%로 가장 많았고, 젊은 직원보다 낮다는 응답은 25.3%였다. 중·장년 인력의 생산성이 젊은 세대보다 높다는 응답은 18.4%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근속·연령에 따라 중·장년 인력의 임금이 훨씬 높으므로, 중·장년 인력은 생산성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실제 고용노동부 임금직무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근속 25년 이상(55∼59세) 직원의 연봉 평균은 8,01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5년 차(30∼34세) 4,006만 원의 약 두 배, 1∼3년 차(25∼29세)의 연간 임금 평균 3,236만 원의 2.5배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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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 대비 중장년 인력 생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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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는 “정년 의무화에 따른 비용에 대해 노사가 적정하게 분담하도록 제도적인 설계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도가 의무화된지 많은 기간이 지났음에도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라며 “노동계 일각에서 요구하는 ‘정년 65세 연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71.7%가 65세 정년 연장에 대해 ‘부정적이다’라고 응답했고, ‘정년 연장 등 고용 연장을 도입하되, 방식은 기업 자율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28.3%였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임금 연공성과 연공서열식 인사체계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년 연장으로 인한 청년 고용 감소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나아가 저출산 고령화가 악화되더라도 고용연장 논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직무·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 개편, 직무 전환 활성화 등으로 임금과 직무의 유연성을 높이는 고용시장 선진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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