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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기본법, 2050년 희망의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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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왜냐면] 한정애ㅣ환경부 장관

올여름 서유럽에 쏟아진 1천년 만의 대홍수는 2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미국에서는 섭씨 55도에 이르는 살인적 폭염과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소중한 자연과 생명을 잃었다. 해가 갈수록 전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빈번해지는 것을 보며, 기후위기의 시대 한가운데 들어와 있음을 절감한다. 이러한 지구의 위기 상황은 지난달 공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를 통해 과학적으로 진단을 받은 바 있는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를 ‘인류에 대한 적색경보’라고 평했다.

적색경보. 이제는 특단의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 나부터 시작하고, 또 함께 행동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은 물론, 올해 세계기후정상회의와 피포지(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회의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그 의지를 재확인하며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발표한 배경에도 바로 이런 경고가 있었다.

산업계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에서도 행동을 시작했다.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아르이(RE) 100’ 선언이 이어지고 있고, 우리나라 10대 그룹을 포함한 15개 기업이 모여 청정에너지인 수소 경제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는 수소기업 협의체를 발족했다. 우리나라의 243개 모든 지자체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각 지역에 적합한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천주교와 개신교 등 종교계는 2050년보다 앞당겨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 운동을 시작했고, 청년과 학생 등 미래세대도 스스로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며 조속히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러한 우리 모두의 의지와 행동이 모여 세운 등대가 바로 탄소중립기본법이다. 2050년 탄소중립 비전을 법제화한 이 법은 앞으로 우리나라 30년 탄소중립 여정의 동반자이자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이 법에서는 탄소중립 실현의 중간목표로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35% 이상으로 설정하고, 노동자와 지역주민, 미래세대 모두가 함께 참여할 것을 명문화했다. 또한 실질적인 정책 수단으로서 주요 사업을 추진할 때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기후변화영향평가제도도 신설했다. 이와 함께 정의로운 탄소중립 전환 원칙을 명문화하여 탄소중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피해를 보는 취약계층이나 지역을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을 마련하게 된다.

우리는 선진국과는 달리 2018년에야 온실가스 배출량의 정점을 찍었고, 상대적으로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로서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탄소중립기본법은 우리와 미래세대 그리고 지구의 미래를 위한 의지의 표현이자, 새로운 기회를 향한 국제적인 경주의 리더로서 발돋움하겠다는 우리의 희망찬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독교계 공동 메시지를 통해 지구의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이고, 지구를 위해 우리 삶을 변화시켜달라고 호소했다. 지금, 나부터 탄소중립의 등대를 바라보며 함께 걸어가야 한다. 우리 모두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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