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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느림보 수사… 변협 “관련인물·증거 사라져, 특검만이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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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업 논란]

전방위 확산되는 의혹… 수사는 말로만 “신속”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둘러싼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지만, 수사는 검찰과 경찰로 쪼개져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박범계 법무장관은 수차례 “신속히 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법조인들은 “현재의 수사 주체와 속도로 볼 때 불가능한 얘기”라고 했다.

조선일보

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시청 인근 교차로에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과 국민의힘 지역 당협위원장 이름으로 상반된 의미의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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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경찰서는 27일 대장동 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를 소환 조사했다. 김씨 등을 둘러싼 수상한 자금 흐름이 담긴 자료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넘겨받은 지 5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머니투데이 기자 출신인 김씨는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로, 늑장 조사란 비판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재명 경기지사 측이 이번 의혹과 관련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한 사건을 지난 23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아직 관련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시작하지 않았으며 수사팀 보강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주체를 검찰과 경찰로 분리해 놓은 것 자체가 사건의 본체 규명에 의지가 없다는 의미”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 수사는 세 갈래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이재명 경기지사가 “내가 설계했다”고 밝혔던 대장동 사업의 사업자 선정, 인·허가 과정의 문제점이다. 거기에 불법이 있다면 특경법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그 과정에 로비가 있었는지를 가리는 것이다. 유력 법조인들이 화천대유의 고문으로 있었거나 그 가족이 화천대유에 재직하면서 받은 경제적 이득의 성격을 규명하고, 김만배씨 등이 현금화한 화천대유 자금 수십억원의 사용처를 밝히려면 광범위한 계좌 추적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등 이번 의혹에 등장하는 회사의 대표나 임원들이 회사 자금을 횡령했는지 여부에 대한 자금 추적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검·경이 수사를 미적거리면서 관련자들의 증거 인멸과 도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이면서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미국으로 출국한 배경도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변협은 27일 성명을 내고 “(경찰과 검찰의) 부분적, 산발적 수사로 이 사건의 핵심 의혹에 접근하여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믿는 국민은 없다”며 “신속하고 결기 있게 수사할 수 있는 특별검사 외에 달리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주요 관련자들이 주변과 연락을 끊고 핵심 당사자가 이미 출국하였다는 언론 보도도 있는 만큼 더 이상의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강제수사가 절실하다”고도 했다.

특검 추진을 놓고 여야는 입장이 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게이트”라며 야당을 공격했고, 국민의힘은 “그렇다면 특검을 수용하라”고 맞섰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7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화천대유가 누구 것이냐고 외치기 전에 자체 조사부터 하라”면서 “곽 의원 아들의 50억원 퇴직금 수령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우리 당의 이재명 후보를 공격한 이중성, 그 얼굴이 참 궁금하다”고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재명 설계’ 딱지를 붙이려고 온 힘을 다하고 있지만 속속 드러나는 인물 대부분이 국민의힘 야권 인사들”이라며 “특검과 국정조사를 주장하는 것은 신속한 수사를 방해하려는 시도”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전체 사업을 설계한 사람이 이재명 지사 본인이라고 이미 스스로 밝혔다”며 “민주당이 지금처럼 특검과 국정조사를 계속 회피한다면 역대급 일확천금 부패 사건의 공범으로 낙인이 찍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장동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 지사를 겨냥해 “몸통은 가려져야 한다. 이게 ‘성남시 게이트’인지, 아니면 민주당이 말하는 ‘국민의힘 게이트’인지 특검에서 당당하게 파헤치자”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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