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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만에 '2배 이상 급등'한 탄소배출권, 기업들 '탄소비용'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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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머니투데이

= 12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 내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열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 개장식이 열린 가운데 시장운영실에서 직원이 거래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이승배 기자) 2015.1.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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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하반기 들어 2배 이상 급등했다. 탄소 배출 업종에 붙는 추가관세인 EU(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세(CBAM) 도입을 앞두고 탄소배출권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탄소배출 1위 업계인 철강업계와 그 뒤를 잇는 석유화학업계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가장 많이 거래되는 탄소배출권인 KAU21(2021년 할당배출권)은 이날 기준 2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세 달 전에 비해 2.5배 급등한 가격이다. KAU21은 지난 6월 23일 1만1550원으로 저점을 찍고 지난달 25일 2만950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올해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의 CBAM 도입과 이를 대비해 정부가 강화한 탄소배출권 정책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CBAM은 EU의 수입업자가 외국에서 수입된 물품에 직간접적으로 내재된 온실가스 총량을 신고하고, EU의 온실가스 가격을 적용한 탄소국경세를 지불하도록 하는 제도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 등 5개 품목에 대해 2023년부터 시범적용한 후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발효한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있는 국가 제품은 EU 탄소배출권과 각 국 탄소배출권 가격 차이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을 높여야 EU에 지불하는 탄소세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1기 배출권거래제(2015~2017년)엔 기업에 할당량을 100% 무상으로 나눠줬다면 2기(2018~2020년) 유상할당 비중을 3% 늘렸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3기(2021~2025년)에선 유상할당 비중을 10%로 증가시켰다. 또 배출권거래제에 제 3자(증권사) 개입을 허용하는 등 탄소배출권 가격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오는 28일 행정 예고를 통해 의견수렴을 거친 뒤 증권사는 연내 탄소배출권 거래에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35% 이상 상향하는 탄소중립기본법을 오는 10월 확정하고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전체 배출권 할당량이 줄어들면서 업계에선 당장 연내 배출권 가격이 3만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되면서 이를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산업부문 탄소배출량 중 약 40%를 차지하는 철강업계와 18%에 이르는 석유화학업계는 당장 올해부터 지난해보다 탄소배출부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탄소배출권(KAU20) 가격은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생산량이 줄면서 9월 말 기준 2만2000원대로 올해보다 낮았다. 탄소배출권 구매량도 줄어 지난해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의 탄소배출부채 규모는 2019년 대비 80% 이상 줄었다.

그러나 올해엔 경기 회복과 함께 탄소배출권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오르는 모양새다. 아직 탄소배출 저감 기술과 인프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철강·석유화학업계에서는 감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석유화학업계에선 CCUS(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 기술 등을 개발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다는 계획이지만 국내에선 아직 기초 연구 단계에 머물고 있다. CCUS는 공정 과정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을 막고, 이를 모아 따로 저장하거나 다른 물질로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철강업계에선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 발전을 통해 탄소를 감축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기존의 고로는 화석연료를 태워야 하기 때문에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방법은 수소환원제철밖에 없다. 문제는 연구·개발(R&D)에만 5~7년이 걸리고 기술도 초기 단계라는 것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설비 도입에만 54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정부가 탄소 감축목표를 급격하게 올리기보단 탄소 감축 기술에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진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이 늘어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권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격이 계속 오르고 기업이 부담해야 할 배출부채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탄소 감축 기술 개발에도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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