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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감독 “쌍용차 사태 참고…누구나 바닥 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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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화상 기자회견서 “인기 얼떨떨…자본주의 모순에 공감한 결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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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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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회가 코로나19 때문에 너무 힘들고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졌습니다. 이런 경제적 모순과 구조적 문제는 전 세계가 겪는 문제라서 <오징어 게임>이 공감받은 게 아닐까 합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28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작품이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얼떨떨하고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작품에서 표현된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이 세계적 인기를 견인하는 요인이라고 봤다.

<오징어 게임> 속 게임 참가자 456명은 빚과 가난의 굴레에서 스스로를 구원할 길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456억원의 상금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건 서바이벌에 뛰어든다. 탈락이 곧 죽음이란 사실에 질겁하고 게임을 포기했다가, 결국 ‘안이나 밖이나 지옥’이라고 여기며 제발로 게임장에 돌아온다.

황 감독은 절박한 처지의 인물 군상을 표현하기 위해 해고노동자, 탈북민, 이주노동자 등 캐릭터를 배치했다. 그는 “한국 사회 마이너리티의 대표적인 인물을 넣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의 사례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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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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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47세인 기훈은 드래곤모터스 소속 조립 노동자였지만 10년 전 구조조정으로 ‘희망퇴직’을 당했다. 대량 해고에 반대하며 파업 투쟁에 나섰지만 경찰의 진압작전에 동료가 희생됐다. “회사는 자기들이 망쳐놓고 우리보고 책임지라는데 화가 났다”는 기훈에게 10년 전의 기억은 악몽처럼 여전히 고개를 내민다. 쌍용차 해고 사태를 암시한 이 장면에 당시 실제로 해고를 당했던 이창근씨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큰 위로를 받은 느낌”이라며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적기도 했다.

실제로 쌍용차 사태를 참고했다고 밝힌 황 감독은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해고와 파업, 이어지는 소송과 복직투쟁, 해고자 및 가족들의 극단적 선택까지 뉴스로 접하고 있었다”며 “중산층이던 평범한 노동자조차도 해고와 자영업의 실패로 가장 밑바닥까지 떨어질 수 있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기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바이벌 게임을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유, 우화처럼 만들고 싶었다”며 “이 작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세상이 됐다는 게 작품으로서는 좋은 일일지 모르지만 세상으로 보면 서글픈 일”이라고 말했다. 게임을 설계하고 즐기는 ‘VIP’들에 대해 황 감독은 “알레고리”라며 “실존하는 권력자나 부자일 수도 있고, 세계를 주관하는 신화 속의 인물들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했다.

작품 말미에 기훈은 게임 설계자들을 향해 “난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그래서 궁금해, 너희들이 누군지. 어떻게 사람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라고 말한다. 황 감독은 “누가 우리를 말처럼 살게 하는 경쟁구조를 만들어 냈을까, 그걸 물어야 하고 궁금해해야 하고 알아내야 한다”며 “이것이 시청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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