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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화 제의 사흘만에 미사일...임기말 文 정부 속태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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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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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8일 동해상으로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하며 2주 만에 또다시 무력시위에 나섰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우리가 쏘면 도발, 남측이 쏘면 대북 억제력 확보냐'며 '이중기준' 논리로 한국을 압박한 지 사흘 만이다. 이중기준 논리를 방패 삼아 대남 길들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정부는 지난 15일 발사 때와 달리 이번 발사는 '도발'로 규정하지 않았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금일 오전 6시 40분께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단거리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제안한 뒤 북측에서 다소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반응이 연이어 나오던 중 이뤄진 터라 더욱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최근 들어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한 한국 측 반응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한국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에 성공했을 당시 문 대통령이 같은 날 있었던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면서 북한은 비난 강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북한은 이를 '남조선식 이중기준'이라고 힐난하며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을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의 선결 조건으로 이 이중기준 철회를 내세우고 있다. 김 부부장은 지난 25일 담화에서 우리 정부를 겨냥해 "우리를 향해 함부로 도발이라는 막돼먹은 평을 하며 북남 간 설전을 유도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다시 한번 명백히 말하지만 이중기준은 우리가 절대로 넘어가줄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

북한은 자신의 각종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미와 다르지 않은)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해왔다. 이를 도발로 규정하고 있는 한미에 대해 이중기준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최근 유엔총회에서 공개적으로 제안한 종전선언 역시 이 같은 이중기준 철회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또다시 북한이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한국 정부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이 또다시 이를 도발로 규정한다면 종전선언을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은 요원할 것이라는 일종의 협박성 도발이라는 해석이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이중기준 철폐 요구를 구실로 자신들의 핵무력 증강을 합리화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북한 측 요구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이날 우리 정부는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았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한반도의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라며 유감을 표명했으나 도발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15일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을 때 "북한의 연속된 미사일 발사 도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있다. 당시 문 대통령 또한 "오늘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도발을 했는데(후략)"라고 말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도발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금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보느냐'는 질문에 "청와대 답변('도발' 표현 없는 유감 표명)으로 대신한다"고 답했다. 국방부 역시 청와대 입장을 되풀이했다. 정부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최근 김 부부장의 잇단 화해 메시지를 고려해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최근 김 부부장 담화에 "좋은 신호"라고 평하며 임기 말 극적인 남북관계 개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합참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을 단거리미사일로 추정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위반 사항인 탄도미사일인지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미사일인지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며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27일(현지시간)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이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고 북한의 이웃 국가와 국제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북한의 발사체에 관해 "오늘 아침 일찍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것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북한이 유엔 제재를 위반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단 같은 시간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미사일로 규정하고 "이번 발사가 미국 인력이나 영토, 동맹국에 즉각적인 위협은 되지 않는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우리는 북한과 외교적 접근에 전념하고 있고, 그들이 대화에 관여하길 촉구한다"며 지난 15일 때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대북제재 위반 사안임을 강조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대화를 촉구하느라 뒤엉킨 메시지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후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성 김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유선협의를 갖고 북핵 문제와 최근 김 부부장의 남북관계 개선 시사 담화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한예경 기자 / 임성현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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