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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수사검사의 쓴소리 “검찰의 정치 종속 심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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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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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맡은 강백신(48‧사법연수원 34기)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가 검찰 내부 게시판에 공판부 검사의 현실과 검찰 인사의 문제점을 A4용지 15장 분량으로 조목조목 지적해 파문이 일고 있다.



조국 수사 검사 “재판, 수사와 연속된 하나”



강 부장검사는 28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공판부 우대와 직관(수사 검사가 법정에 직접 들어가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는 것)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고찰: 직관의 시간’이란 제목의 글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현실적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는 검사의 한 명으로 고민과 걱정, 절실함에 대해 십분 공감한다”며 “직관과 공판부장의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플레잉코치의 입장에서 느끼는 넋두리”고 운을 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삼바 사건)을 수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기소한 이복현(49·32기)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검사가 “앞으로 직관은 안하기로 마음 먹었다”는 제목의 글을 놓고 공감의 뜻을 밝힌 것이다.

강 부장검사는 재판에 참여하는 검사에 대해 “단순히 수사 결과로서 기소 판단을 유지하는 소극적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의 결과를 법원에 설명하고 피고인과의 공방 과정에서 추가 증거 수집을 함으로써 실체를 규명하는 적극적 역할”을 한다고 정의했다. 재판은 “수사 결과를 법원에 설명하고 보완하여 실체를 규명해 가는 수사와 연속된 하나의 절차”라는 점에서 “수사를 한 검사가 공판까지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도 했다.

“사회 발전에 따라 정치적‧경제적 거대 권력들이 출현했고, 권력자들의 범죄와 부정부패는 매우 거대하고 복잡하다”는 점도 짚었다. 검사가 재판에 새로 투입돼 사건을 새로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권력자의 범죄에 대한 처벌을 포기하는 것과 매한가지라는 설명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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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부장검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특별검사팀에 파견검사로 참여했다. 박 전 대통령이 2016년 11월 29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3차 대국민 담화를 한 뒤 돌아서서 나가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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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살인마’ 위협에, 산 권력 사건에도 인사‧파견 배려 無



강 부장검사는 공판 검사의 직관 확대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애로가 크다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재판 직관 검사들을 위한 인사 운용에 대한 배려가 최근 사실상 사라진 점 ▶살아있는 권력 비리 사건 등에 참여하는 공판검사에 대한 직무대행 발령 등이 제한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앞서 삼바 사건의 이복현 부장검사가 “김오수 검찰총장이 수사에 관여했던 검사들의 재판 직관을 막고 있다”는 취지로 적은 글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또 강 부장검사는 “최고의 정치적, 사회적 권력을 배경을 갖고 있는 피고인들에 대한 직관 사건 진행과 관련해서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검사들에 대한 인권침해 발생의 위험이 있다”고 꼬집었다. “법원을 출입하는 공판 검사들에 대한 극렬 지지자들이 욕설과 위협이 지속적으로 있어 왔고, 최근에는 실명을 거론하면서 ‘살인마’, ‘개살인마’ 등등의 모욕과 위협을 하는 등 그 정도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한탄에서다.



“정권 바뀌어야 ” 檢 인사 기준, 같은 동지인지?



그러면서 강 부장검사는 법무부의 ‘형사부‧공판부 우대’ 인사 정책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다. 조국 전 장관 일가를 수사한 강 부장검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재임 때인 지난해 8월 왕복 10시간이 걸리는 통영지청으로 발령났다가, 이번 인사에서 동부지검 공판부장으로 보임됐다.

그는 “주변에서 공판부가 우대받고 있다고 평가를 하고 있는지 여부 또한 부정적”이라며 최근 검찰 분위기를 전했다. 인사 관련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정권이 바뀌어야 좋은 자리에 갈 것’이라거나 반대로 ‘정권 바뀌면 난 끝’이라는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횡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강 부장검사는 “현재 검찰의 정치 종속이 심화돼있고 인사 운용이 검사로서 공론과 수사업무에 대한 능력의 우열과 강직함의 기준이 아니라 정치적 입장을 같이 하는지, 같은 동지인지 등의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고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취지로 적었다.

이어 “정권의 부침에 따라 단지 검찰 내의 특정 부서에 근무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우대하는 것은 특권층의 재생산에 불과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중대한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으로 어느 부서라도 부당하게 우대를 해서는 안 된다”고도 지적하며 글을 맺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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