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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아들 주장 ‘수십억 산재 위로금’, 존재할 수 없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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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논란의 퇴직금’ 관련 산재사건 전문가들도 갸웃
“진단명 있어야 산재 인정…‘증상만 갖고 위로금’ 납득 안 돼
소음 심한 현장 아닌 사무직 맡아 업무상 재해 아닐 가능성”



경향신문

‘곽상도 부자’ 공수처에 고발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대표가 28일 오후 곽상도 의원과 그의 아들의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한 고발장을 공수처에 내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객안내센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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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의원 아들 곽모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받은 50억원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산업재해에 따른 위로금에 해당한다고 화천대유 측이 주장하면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산재 위로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28일 경향신문이 산재 사건을 처리하거나 연구해온 전문가들에게 곽씨의 산재 위로금 수령에 관해 문의한 결과, 이들은 실무적으로 경험해본 적 없는 액수라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화천대유는 지난 26일 입장문을 통해 “격무에 시달리면서 얻게 된 질병도 하나의 퇴직사유가 됐다”며 곽씨가 퇴직하면서 받은 50억원에는 질병에 대한 퇴직 위로금이 포함돼있다고 밝혔다. 곽씨도 “2018년도부터 평생 건강하기만 했던 저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기침이 끊이지 않고, 이명이 들렸으며, 갑작스럽게 어지럼증이 생기곤 했다”고 했다.

통상 업무상 질병에 따른 산재 보상은 재해자가 의료기관에서 검사·진단·치료를 받은 뒤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하면 공단에서 심사를 거쳐 산재 판정을 하는 절차로 이뤄진다. 공단 심사 과정에서는 업무와 질병의 연관성이 있는지를 따진다. 공단이 산재를 인정하지 않으면 법원 소송으로 이어져 수년에 걸쳐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산재 판정과 별도로 재해자가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수도 있다. 이때는 정년까지 일했을 때를 기준으로 노동능력이 얼마만큼 상실됐는지를 따져 배상액을 정한다.하지만 곽씨의 경우 정식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보상을 신청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곽씨가 받은 산재 위로금이 어떤 수준인지는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유족에게 지급되는 산재 보상 보험급여인 유족보상일시금 산정 기준대로 따져보면 알 수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르면 유족보상일시금은 평균임금의 1300일분으로 계산한다. 만약 노동자가 사망해 유족이 40억원을 유족보상일시금으로 받았다고 가정해 계산해보면, 해당 노동자의 하루 임금이 300만원이었어야 한다. 한 달 급여로 치면 1억원, 연봉으로는 12억원가량 받아야 가능한 액수다. 반면 곽씨는 한 달 급여가 200만~300만원이었다고 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노동자 1인당 유족보상일시금 평균 지급액은 1억798만원가량이다.

한 변호사는 “사람이 사망했을 때 순수하게 위로금이 나와도 1억원 정도”라며 “(수십억원은)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그는 “이명이나 어지럼증 정도는 산재 인정이 어렵고, 산재 인정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노동력 상실이 많이 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민사소송까지 가도 가벼운 질환으로 (큰 배상액을) 주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정해명 노무사는 “이명의 정도가 어떤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고, 보상이나 손해배상금 계산은 당사자 연령과 임금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면서도 “수십억원은 일반적인 경우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수준의 위로금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정 노무사는 “소음이 심한 건설 공사 현장에서 굴착 작업을 하는 경우 등에서는 이명이 올 수 있지만 사무직으로 일하면서 이명이 왔다는 것은 업무상 재해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양선희 동산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는 “산재를 인정하려면 진단명이 정확히 있어야 하는데, 이명이나 어지럼증은 진단명이라기보다는 증상”이라며 “과로나 스트레스로 생길 수도 있는 증상만 갖고 위로금을 회사에서 줬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강한들·이혜리·강은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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