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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월드컵 가는 길, '레바논' 돌풍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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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예선] 승점 3점 차로 한국 따라붙은 '레바논'

오마이뉴스

▲ 레바논 대표팀의 최근 게임 기록 비교 ⓒ 심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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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오르기 위한 중대 고비를 한 차례 넘었다. 비록 이기지는 못했지만 몹시 까다로운 이란과의 어웨이 게임(10월 12일 오후 10시 30분, 아자디 스타디움)을 손흥민과 김민재 등 핵심 선수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1-1로 비겨 승점 1점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은 이란과의 승점 차를 2점 그대로 유지한 2위(8점 2승 2무 4득점 2실점) 자리에서 11월 11일과 16일로 예정된 두 게임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우리 앞쪽에 있는 이란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뒤도 돌아봐야 할 일이 생겼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을 기준으로 할 때 A조 최약체로 평가했던 레바논(97위, 이하 9월 16일 FIFA 발표 기준)이 이번 최종 예선 첫 승리를 거두고 3위(5점 1승 2무 1패 3득점 3실점)로 따라붙은 것이다.

모하마드 크도우의 골 결정력과 GK 마타르의 슈퍼 세이브 인상적

이반 하세크(체코 공화국) 감독이 이끌고 있는 레바논은 13일(수) 요르단 암만에 있는 킹 압둘라 II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많은 아시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번 최종 예선 첫 승리 기록을 펠레 스코어 역전승으로 만들었으니 그들의 감격은 남달랐다.

게임 시작 후 20분도 안 되어 홈 팀 시리아의 첫 골이 오마르 크리빈의 절묘한 헤더로 들어갔다. 오른쪽 측면에서 마흐무드 알 마와스의 빠른 크로스 타이밍이 적중한 것이었다. 하지만 레바논 선수들은 이 게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어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게임 흐름을 뒤집어냈다.

45분에 레바논의 벼락같은 동점골이 반대쪽에서 이루어졌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온 하산 마투크가 끝줄 바로 앞까지 파고들어 골문 앞으로 낮은 크로스를 보냈고 골잡이 모하마드 잘랄 크도우가 번개처럼 달려들어 오른발로 방향을 살짝 틀어넣는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이 동점골 순간은 지난 달 7일 수원 빅버드에서 벌어진 한국과의 어웨이 게임에서 터진 결승골(황희찬 크로스 어시스트 - 권창훈 골) 모양과 빼닮은 것이어서 놀라웠다. 그들이 상대적 강팀으로부터 패턴 플레이를 학습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레바논은 내친김에 전반전 추가 시간 3분에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그 주인공 또한 모하마드 잘랄 크도우였다. 가운데 미드필더 나데르 마타르의 짧은 패스를 받은 모하마드 잘랄 크도우가 시리아 페널티 에어리어 바로 밖에서 과감한 오른발 대각선 중거리슛을 날린 것이다. 성공 확률이 높아보이지 않는 중거리슛 궤적이었지만 모하마드 잘랄 크도우의 발등에 제대로 걸린 공이 시리아 골문 오른쪽 톱 코너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3분 사이에 혼자서 2득점을 기록한 모하마드 잘랄 크도우는 이 역전골의 짜릿함을 슬라이딩 세리머니로 만끽했다.

레바논은 후반전에도 과감한 중거리슛을 하나 더 꽂아넣으며 3-1로 달아났다. 52분, 왼쪽 풀백으로 나온 하산 알리 사드의 시원한 골이었다. 동료 공격수 바셀 즈라디가 시리아 수비를 등지고 밀어준 공을 잡아놓고, 모하마드 잘랄 크도우의 역전골처럼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 과감하게 날린 오른발 슛이 낮게 깔려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이처럼 레바논은 박스 밖에서 과감하게 시도한 중거리슛 두 개로 게임 흐름을 완벽하게 뒤집은 셈이다. 시리아의 수비 집중력을 어떻게 흔들어놓을 것인지 치밀하게 준비한 보람을 확인할 수 있는 명장면들이었다. 하지만 자신들도 수비 집중력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64분에 안 줘도 될 골을 헌납한 것이다. 시리아의 간판 골잡이 오마르 알 소마의 감각적인 오른발 터닝 슛 타이밍이 놀라웠지만 레바논 수비수들이 어설픈 오프 사이드 라인을 형성한 것도 모자라 상대 팀에서 가장 위험한 선수를 골문 바로 앞에서 놓치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그들은 오마르 알 소마의 오프 사이드 포지션을 주장했지만 VAR 시스템은 오른쪽 측면에 물러서 있던 레바논 수비수 압바스 아시를 빼놓지 않고 확인시켜 주었다.

그래도 레바논은 3-2 점수판을 끝까지 잘 지켜내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그들이 더 골을 내주지 않은 이유가 후반전 추가 시간 8분, 시리아 골잡이 오마르 알 소마의 헤더 슛이 크로스바 불운으로 끝난 것도 있지만 골문을 지킨 골키퍼 모스타파 마타르의 뛰어난 순발력 덕분이기도 했다. 모스타파 마타르는 전반전 중반에 0-2로 끌려갈 위기를 기막힌 슈퍼 세이브로 구해냈다. 시리아 골잡이 오마르 알 소마의 오른발 감아차기가 골문 구석으로 정확하게 날아드는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슛 궤적을 예측한 모스타파 마타르가 자기 왼쪽으로 훌쩍 날아올라 그 공을 기막히게 쳐낸 것이다.

레바논 골키퍼 모스타파 마타르의 순발력은 이미 한국 대표팀 선수들도 혀를 내두른 바 있다. 지난 달 7일 한국을 상대로 1골밖에 내주지 않은 이유가 바로 모스타파 마타르의 슈퍼 세이브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미드필더 이재성의 헤더 슛부터 시작하여 황희찬의 대각선 슛, 황인범의 중거리슛, 이동경의 위력적인 돌려차기, 후반전 추가 시간 황의조의 노마크 오른발 슛에 이르기까지 모두 레바논 골키퍼 모스타파 마타르가 마치 슛 방향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기막히게 몸 날려 막아낸 것이다.

FIFA 랭킹이 반영된 듯 아시아 최종 예선 A조 현재 순위도 대체로 그렇게 늘어서 있지만 97위 레바논만 역주행하듯 3위까지 뛰어올라 있다는 것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손흥민이 9월 그 게임에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고 하지만 벤투호가 홈에서 겨우 1-0으로 이긴 레바논과 내년 1월 27일 어웨이 게임 일정으로 다시 만나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앞 순위 이란만큼이나 바로 뒤에 따라붙은 레바논을 제대로 분석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9월 한국과의 어웨이 게임과 10월 시리아와의 어웨이 게임 스타팅 멤버 차이가 비교적 많이 나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전술 변화에 주목할 일이다. 골키퍼와 포 백 라인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미드필더와 공격수의 조합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기본적인 자료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부 선수는 유니폼 등번호도 바뀌었으니 유념해야 할 일이 더 있는 셈이다.

한국과 이란이 2강 구도를 유지하며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올라갈 확률이 높지만 벤투호에게 남아있는 네 번의 어웨이 게임 일정(vs 이라크, vs 레바논, vs UAE, vs 시리아)이 모두 원하는 대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낙관해서는 안 된다. 서아시아권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이 그들에게는 더 뛰어보고 싶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종 예선 A조 현재 순위
1 이란(22위) 10점 3승 1무 6득점 1실점 +5
2 한국(36위) 8점 2승 2무 4득점 2실점 +2
3 레바논(97위) 5점 1승 2무 1패 3득점 3실점 0
4 아랍에미리트(69위) 3점 3무 1패 3득점 4실점 -1
5 이라크(72위) 3점 3무 1패 2득점 5실점 -3
6 시리아(81위) 1점 1무 3패 4득점 7실점 -3

◇ 아시아 최종 예선 A조 한국과 레바논 11월 일정(왼쪽이 홈 팀)
한국 - 아랍에미리트 / 레바논 - 이란 (11월 11일)
이라크 - 한국 / 레바논 - 아랍에미리트 (11월 16일)


심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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