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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못한다고 양육권 뺏긴 베트남 아내… 대법 "재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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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한국어 소통능력' 근거로 양육자 지정해선 안돼"

아시아경제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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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한국인 남편과 이혼소송 중 양육권을 뺏긴 베트남 아내가 아이와 함께 살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 대법원이 "'한국어 소통능력'을 근거로 양육자를 지정한 1·2심 판결은 잘못됐다"고 판단하면서다.

17일 대법원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한국인 남편 A씨가 베트남인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양육자 지정소송 상고심에서 A씨의 양육권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B씨는 지난 2015년 9월 A씨와 결혼해 한국에서 두 아이를 출산했다. 하지만 남편과의 불화로 2018년 8월 첫째 C양(당시 2세)을 데리고 집을 나갔다. 이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부부는 1년 뒤 이혼 절차를 밟게 됐다.

1·2심은 남편 A씨를 C양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했다. 현재까지 C양을 기른 B씨가 A씨보다 딸과의 친밀도가 높단 점을 인정하면서도, B씨의 '한국어 소통능력'이 부족하단 점에 더 주목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외국인 부모의 한국어 소통능력이 자녀의 건전한 성장과 복지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교육은 자녀가 한국어를 습득·연습할 기회를 충분히 보장한다" "양육자 지정에 있어 한국어 소통능력에 대한 고려가 자칫 출신 국가 등을 차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점, 외국인 부모의 모국어 및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자녀의 자아 존중감 형성에 중요한 요소란 점 등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록상 A씨는 자신의 명의로 된 집이 있지만, 별다른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B씨는 별거 후 스스로 직장에 다니며 매월 고정적인 수입을 얻고 있고, 월세이긴 해도 주거지를 확보했다""원심은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판결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양육자 지정에 고려할 요소와 외국인 배우자의 양육 적합성 판단에서 한국어 소통능력이 어떻게 고려돼야 할지 구체적으로 선언했다"며 "다문화가정 존중 및 아동복리 차원에서 가정법원의 양육자 지정에 중요한 원칙과 판단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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