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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사'단체들과 갈등 격화…"국회·정부 중재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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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변호사·의사·약사·공인중개사·감정평가사 등 전문직단체, 플랫폼사와 대립
"스타트업과 기존 산업 협력해 혁신 이뤄내도록 국회·정부 역할 절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법무부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온라인 법률서비스 플랫폼 관련 입장 발표를 앞둔 가운데 한 청년변호사가 서울고검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8.24.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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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변호사·의사·약사·세무사 등 이른바 '사'자 전문직 시장에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고수익·안정성을 보장받던 전문직종들도 디지털 전환 시대의 파고에 예외가 아닌 것이다.

스타트업계는 다양한 플랫폼들이 전문직 서비스 분야에서 혁신을 시도하면 사회적 후생을 제고하고, 기존 종사들과도 상생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전문직 단체들은 플랫폼 독과점이 낳을 시장 파괴를 비롯해 소비자들이 겪게 될 부작용, 골목상권 침해 등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18일 IT 업계에 따르면 변호사 광고 플랫폼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는 대한변호사협회와 대립하고 있다. 로톡은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법률 서비스 플랫폼이다. 법적 자문 등 법률 서비스는 개인이 평소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 중 하나로 꼽혀 왔는데, 이러한 정보 접근성을 완화하고 법률 서비스를 대중화했다는 점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변협은 로톡의 영업방식이 변호사가 아닌 자가 금품을 받고 알선·소개하는 것으로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 5월에 변협의 광고 규정을 개정해 로톡을 통한 변호사 알선 및 광고를 원천 차단한 데 이어 8월에는 이를 근거로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성형정보 앱 강남언니를 운영하는 힐링페이퍼는 대한의사협회와 대립하고 있다. 강남언니는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등 비급여 의료병원의 시술 가격과 후기를 제공해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의협은 강남언니의 의료광고가 의료단체 심의를 받아야 한다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원격으로 약을 배달해주는 '닥터나우'도 대한약사회와 대립각이다. 약사회는 지난해 12월에는 닥터나우가 약물 오남용을 조장한다며 약사법 위반 혐의로 닥터나우를 고발한 바 있다. 지난 7일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김대업 약사회장과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가 참고인으로 참석했고, 약배달에 대해 치열한 공방이 이뤄졌다.

세무 회계 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는 현재 한국세무사회가 고발한 세무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한국세무사회는 자비스앤빌런즈가 불법적으로 세무 대리 업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자비스앤빌런즈는 생계형 세금 환급 시장으로 기존 시장과 다르다며 맞서고 있다.

부동산 중개플랫폼 다원중개는 기존 공인중개사를 통한 중개를 온라인으로 바꾸면서 수수료를 크게 낮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가 공인중개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고 불법 광고 표시행위를 한다며 다원중개 서비스를 반대하고 있다.

부동산플랫폼업계 직방도 '온택트 파트너스' 출시로 중개사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온택트 파트너스는 가상현실(VR)로 매물을 보고 중개사와 화상으로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공인중개사업계는 직방이 이를 통해 사실상 부동산 직접 중개에 나설 것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 밖에 부동산에 IT 기술을 접목한 프롭테크 스타트업 '빅밸류'와 감정평가사 집단도 갈등을 연출하고 있다.

그간 전문직종의 사업 영역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커 소비자들이 재화와 서비스를 비교·분석하기가 힘들었다. 이에 따라 경쟁이 다른 사업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열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스타트업들이 혁신에 나서면서 기존 질서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직들이 강력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기득권 수성을 위해 플랫폼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욱 문제는 양측 간에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정부와 국회가 적극 갈등 중재에 나서기보다는 소송 등 힘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향후 외국 대형 IT 기업이 들어왔을 때 안방시장이 먹힐 기회만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국회와 정부가 힘 있는 전문직 이익단체들의 목소리만 듣고 스타트업 사업 자체를 막으면 혁신이 이뤄지기 힘들고 다른 나라에 비해서 뒤처지고 결국 안방시장을 빼앗길 것"이라면서 "스타트업과 기존 산업이 협력해 혁신을 이뤄낼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가 갈등 중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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