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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쇼크]무리한 친환경 다이어트가 부른 '에너지 요요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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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폭등에 超인플레 전망

미국중국 소비자물가 급상승

경기둔화에 COP26 성과 불투명

친환경 부작용에 원전 재조명

일각선 "신재생 늘려 해결해야"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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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김수환 기자] "스페인은 다가올 유럽 에너지 위기에 대한 ‘탄광속의 카나리아(Canary in the Mine·조기경보)’다."

대표적 친환경 국가인 스페인의 최근 전력난에 대한 블룸버그통신의 평가다. 스페인을 필두로 영국, 독일 등 유럽 각국은 친환경 정책에 속도를 냈으나 최근 에너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친환경 에너지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화석연료와 원자력 발전을 급격히 줄인 것이 에너지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럽의 친환경 정책을 벤치마킹해서 풍력, 태양광, 천연가스 발전 비중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는 한국도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한국은 최근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로 제시하며 기존안(26.3%)보다 대폭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에너지發 超인플레 나오나… COP26 앞두고 불안감↑
에너지 가격이 일제히 폭등하면서 일부에서는 하이퍼 인플레이션(hyper inflation)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는 7년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중국의 주요 발전원인 석탄 가격은 사상최고치로 치솟았고, 유럽의 주요 발전원인 천연가스 가격도 올해 다섯 배 넘게 올랐다.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에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 연속 5%대를 기록했고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6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뉴질랜드는 3분기 물가 상승률이 4.9%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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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대란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를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오는 31일(현지시간) 영국에서 개막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6)가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기 둔화를 우려한 일부 국가들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이미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COP26에 불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인도는 아직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발표하지 않았다.

COP 개막 직전인 오는 30~31일 로마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정상들은 이 자리에서 기후변화 대책에 대한 의미있는 합의 도출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5일 관계자들이 참석한 사전 회의에서 탄소 보조금 감축과 메탄가스 배출 제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준비 안 된 친환경… 원전 중요성 재부각
에너지 가격 급등에는 전 세계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화석연료 투자를 대폭 줄인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에너지 쇼크는 아직까지도 전 세계가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준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현재 화석연료는 전 세계 에너지원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2010년대부터 화석 연료 가격이 급감한 가운데 규제 불확실성에 묶여 화석연료 투자도 대폭 줄어들며 공급이 축소됐다"며 "화석연료 공급이 줄어든 만큼 그 격차를 채울 규모의 클린 에너지 투자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라이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연 평균 1000억달러가량이 석유와 가스 생산 확대에 투자됐지만 2015년 이후 연간 투자 규모가 500억달러로 급감했다.

IEA는 "지난 몇 년간 누적됐던 수요와 공급 불균형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금의 에너지 쇼크를 일으킨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저비용 고효율 에너지인 원전의 중요성이 재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린폴리시(FP)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모든 국가에서 원전 대부분이 화석연료로 대체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화석연료 수요 증가를 상쇄하기 위해서라도 원전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FP는 "원전은 에너지를 무제한적으로 공급하면서도 탄소 배출이 전혀 없다"며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전력 수요 대부분을 손쉽게 충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속도 내야" 지적도
지금의 에너지 쇼크를 계기로 장기적 관점에서 클린 에너지에 대한 투자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리 심슨 유럽연합(EU) 에너지담당 대표위원은 "에너지 가격 급등은 신재생에너지가 비싸서가 아니라 화석연료 가격이 급등한 탓"이라며 "저렴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린 에너지 전환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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