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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켓 독립]② 미리보는 누리호 발사… 12년 국산화 노력, 16분 만에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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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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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누리호 발사의 목표는 무게 1.5t의 가짜 인공위성(위성모사체)을 700㎞ 상공으로 쏘아 올리는 것이다. 2010년부터 12년 가까이 준비한 이 임무는 발사 후 16분이면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이 16분의 시나리오와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발사 전 절차를 미리 살펴봤다.

◇ 21일 오후 4시 잠정 확정…날씨 나쁘면 최장 일주일 연기

19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발사 전날인 오는 20일 오전 7시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격납고에서 나와 1.8㎞ 떨어진 제2발사대로 옮겨진다. 발사대에 도착하면 수직으로 세워 본체를 고정하고 엄빌리컬(umbilical·탯줄) 타워에 연결한다.

엄빌리컬 타워는 로켓에 연료, 산화제(연료가 잘 연소하도록 돕는 물질), 전기를 공급하는 일종의 주요소다. 총 47.2m 길이의 누리호 1, 2, 3단에 각각 연료를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11층 건물 높이의 타워 형태로 만들어졌다. 엄빌리컬 연결이 완료되면 연구원들이 연결 상태를 점검하고, 연료기체의 누출 여부를 확인하는 기밀시험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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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제2발사대에 기립하는 모습. /항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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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당일인 21일, 항우연은 온도·습도·바람 등 기상 상황을 확인하고 실제 발사가 가능한지를 판단한다. 온도는 영하 10~영상 35℃, 습도는 영상 25℃ 환경 기준 98% 이하, 풍속은 평균 초속 15m와 순간 최대 초속 21m 이하, 비행 경로상 번개와 방전 가능성이 없는 대기 상태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발사가 가능하다.

발사가 확정되면 정확한 발사 시각도 정한다. 현재는 당일 오후 4시로 잠정 확정됐지만 오후 3~7시 사이에서 조정될 수 있으며, 당일 조건이 여의치 않으면 발사를 미루고 발사예비기간인 22~28일 중에 다시 시도한다. 최장 일주일까지 연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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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야경. /항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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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발사 기준으로, 4시간 전인 낮 12시에 엄빌리컬 타워를 통해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한다. 이 작업을 발사 50분 전까지 모두 끝마친다. 발사 10분 전 카운트다운까지 로켓의 기립 상태와 기상 상태, 각 부품별 상태를 재확인한다. 누리호엔 30만개의 부품이 들어갔다. 모두 이상이 없으면 기립 장치를 철수시키고, 비행 중인 로켓을 제어하기 위한 관성항법유도시스템을 가동한다.

발사 10분 전 카운트다운에 돌입하면 ‘발사자동운용’이 시작된다. 로켓이 이륙하기 전까지 필요한 모든 작업을 컴퓨터 시스템이 자동 처리하는 과정이다. 카운트다운이 끝날 때쯤 로켓 1단의 엔진 4기에 0.2초 간격으로 차례로 불이 붙고, 1초당 1000㎏의 연료와 산화제를 태우는 화력으로 추진력을 발생시켜 4초 후 이륙한다.

◇ 이륙 2분 후 ‘단 분리’ 성공이 관건

누리호는 수직 방향으로 이륙한 후 1, 2, 3단을 차례로 벗어던지며 정남쪽 방향으로 포물선 궤적을 따라 700㎞ 상공으로 날아오른다. 항우연은 지상의 추적 레이더, 텔레메트리(원격자료수신장비) 안테나를 통해 누리호의 비행 궤적, 위치, 방위각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필요할 경우 비행 상태를 제어한다. 추적소는 나로우주센터, 제주도, 필리핀 남동쪽의 팔라우 등 3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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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에 사용된 75t급 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발사체를 쏘아올리는 모습. /항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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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는 이륙 2분 7초 후 59㎞ 상공에서 추진력을 추가로 얻기 위해 1단을 분리할 예정이다. 1단이 분리되면 누리호는 추진력이 1단의 4분의 1 수준인 2단 75t급 엔진을 통해 다시 추진되고, 분리된 1단과 2단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1단에 달린 역추진용 고체연료 엔진을 이용해 속도를 줄인 후 남해상으로 떨어뜨린다.

공중에서 이뤄져야 하는 단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로켓의 비행 궤적을 바꿔 발사 실패로 직결될 수 있다. 이는 처음 이륙을 위한 1단 엔진 연소 과정 역시 마찬가지지만, 엔진 연소와 달리 공중에서 이뤄지는 단 분리는 지상에서 완전한 사전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어려움이 있다.

조상연 항우연 발사체보증팀장은 이날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단 분리 테스트를 지상에서 진행하긴 했지만 비행 상황에서 누리호 본체의 진동, 가속도 등을 완전히 모사하긴 어렵다”라며 “비행 상황에서의 누리호 단 분리 과정은 처음 수행하는 만큼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앞으로 추가 실험발사 때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륙 4분 34초 후 258㎞ 상공에서 같은 방식으로 2단이 분리되고 7t급 3단 엔진으로 700㎞ 상공까지 남은 거리를 비행한다. 이륙 16분 7초 후 3단을 마저 벗어던지고 1.5t짜리 위성모사체만 남아 초속 7.5㎞의 속도로 지구를 공전한다. 분리된 2단과 3단도 1단처럼 필리핀과 동남아 해상으로 떨어진다.

이 단계까지 무사히 마쳤다면 누리호의 발사 성공이 유력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추적소의 연구진은 이륙 약 30분 후까지 추적 작업을 계속한 후 발사에 성공했음을 확정한다.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이번 위성모사체와 비슷한 무게의 아리랑·천리안 등 실용급 인공위성 역시 미국, 러시아의 도움 없이 우리 스스로 발사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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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1, 2단의 낙하 지점. /항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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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리호 성능·안전성 검증 양호”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최근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의 성능·안전성 점검에서 누리호는 양호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그동안의 노력에 따른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항우연은 누리호 발사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1950년대부터 이뤄진 전 세계 로켓 발사의 첫 시도 성공률은 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기술을 빌린 나로호도 2009년 첫 발사 때 실패하고 2010년 2차 시도 때는 폭발했으며 2013년 3차 시도 만에 성공했다. 2021년에 시도되는 누리호 발사와 직접 비교할 순 없지만 로켓 발사는 미국, 러시아도 수차례 실패를 경험한 고난도의 도전이란 것이다.

항우연은 실패한다고 해도 비행 중 단 분리 실험처럼 다음 발사 시도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유의미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팀장은 “실패보단 비정상 상황이라는 표현을 쓴다. 비정상 상황이 발생하면 중앙제어를 통해 누리호의 비행을 중단시킨다”라며 “이번 발사를 통해 100가지 데이터를 확인한다고 할 때 그중 90가지만 확인하고 비정상 상황으로 비행이 중단돼 위성모사체를 목적지에 쏘아올리지 못한다고 해도 그 90가지를 습득하고 다음 발사 때 나머지 10가지를 확인해볼 수 있다. 여전히 의미와 성과가 있는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호는 내년 5월 180㎏짜리 진짜 소형위성과 1.3t짜리 가짜 위성을 싣고 또다시 발사된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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