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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POINT] 오징어게임 속 쌍용차 '혁신 DNA'로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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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954년 국내 최초의 자동차 제조사 '하동환 자동차'가 설립됐다. 하동환 자동차는 1966년 'HDH-66'이라는 이름의 버스를 만들어 브루나이로 수출했다. 1976년 포니를 에콰도르에 수출한 현대차보다 10년이나 앞섰던 한국의 첫 자동차 수출이었다.

1977년 동아자동차공업주식회사로 사명을 바꾼 뒤에는 '디젤지프'를 인수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개척했다. 동아자동차는 1986년 신차 개발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했고 쌍용이 투자자로 나섰다. 쌍용은 인수 후 코란도, 무쏘를 출시하며 한때 국내 SUV 시장을 지배했다. 코란도는 1986년 한국 최초의 일본 수출 차량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그러나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맞아 존립 위기에 빠졌다. 1998년 대우에 매각됐지만 이듬해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분리됐다. 2004년 중국 상하이차, 2010년에는 인도 마힌드라를 새로운 투자자로 맞이했으나 올해 4월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섰다. 2009년에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조가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며 경찰과 격렬히 충돌하는 일도 있었다.

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게임'의 주인공 성기훈이 다녔던 '드래곤모터스'는 이때의 쌍용차를 모티브로 삼았다. 기훈의 파란만장한 인생처럼 쌍용차의 질곡은 길고도 깊었다.

다행히 쌍용차는 올해 실적이 개선되며 회생을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를 앞세운 픽업트럭은 올해 들어 1만8055대 팔리며 실적을 견인했다. 해외 판매도 부쩍 늘었다. 9월까지 쌍용차는 2만대를 수출하며 지난해 전체 수출량을 뛰어넘었다.

특히 렉스턴 스포츠는 영국 자동차 전문지로부터 '최고의 픽업'으로 선정됐을 뿐 아니라 호주, 칠레 등 해외 시장에서도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쌍용차의 첫 전기차가 될 '코란도 이모션'도 다음달 해외 판매를 시작한다.

67년간 주인이 다섯 번 바뀐 쌍용차가 다시 한번 새로운 투자자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르면 20일 인수를 희망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이엘비앤티 컨소시엄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양측 모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재입찰 또는 매각 무산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쌍용차가 영영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협력사를 포함해 20만여 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다. 한국GM 군산공장이 철수한 뒤 지역경제가 무너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평택 지역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쌍용차의 몰락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악재가 된다.

상황이 긴박한 만큼 쌍용차 노조 또한 2019년부터 임금 삭감을 비롯해 비핵심자산 매각, 무급휴직을 비롯해 경영 정상화 때까지 파업을 하지 않는 '자구안'에도 합의했다. 1986년 쌍용은 동아자동차를 인수한 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신차 개발에 '올인'했다. 이는 35년 동안 'SUV 명가'라는 별명을 얻게 된 동력이 됐다. 새로운 투자자가 이 같은 혁신의 DNA를 되살릴 수 있기를 고대한다.

[산업부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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