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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영장 청구 못하고 석방 ‘이례적’...檢 수사 표류 우려 [대장동 의혹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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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영장 발부받은 피의자엔 드문 일”

녹취록 외 증거부족...‘수사 난항’ 방증

검찰 지휘부·수사팀 갈등설도 악재

기획입국따른 석방 의혹엔 강력 반박

헤럴드경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경기 수원 경기도청 앞에서 시민단체와 대장동 주민 등이 성남 대장동 게이트 관련 플래카드와 손팻말을 들고 특검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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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인물인 남욱 변호사를 입국과 동시에 체포하고도 이례적으로 석방하면서 부실 수사 비판이 커지고 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구속영장 기각 등 악재가 거듭되면서 자칫 수사가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20일 0시20분께 남 변호사를 석방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18일 오전 5시께 미국에서 입국한 직후 미리 발부받은 영장에 따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 형사소송법상 체포 피의자를 임시로 구금할 수 있는 시간은 48시간인데, 체포 시한을 약 5시간 남기고 석방한 것이다.

일선의 한 간부급 검사는 “수사 실무상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으면 이후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판단”이라며 “영장 받아서 체포했던 피의자를 돌려보내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일단 석방한 것이 불구속 수사 방침이란 뜻은 아니고, 체포 시한 내에 충분히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구속 수사 계획이지만 법원의 영장 발부를 자신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진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남 변호사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다는 점을 검찰 스스로 밝힌 셈이다.

검사장을 지낸 한 변호사는 “이런 규모의 사건에서 핵심인물로 꼽히는 피의자를 체포할 정도라면 사전에 준비를 철저하게 했어야 하는데 준비가 미흡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남 변호사가 여유롭게 응하는 모습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입국 사전 조율에 따른 석방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검찰은 “기획입국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당초 검찰이 남 변호사 신병을 확보하면 이른바 ‘화천대유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고위직 출신 전관 법조인들에 대한 로비 의혹을 비롯해 이 사건 관련 자금 흐름 실체가 어느 정도 밝혀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검찰이 먼저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만배 씨, 남 변호사의 혐의가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남 변호사는 앞서 구속된 유 전 본부장에게 개발 이익의 일부를 주기로 약속한 혐의, 사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하지만 남 변호사에 대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못해 또 한 번 ‘정영학 녹취록’ 외 뚜렷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만 부각된 셈이어서, 실제 뇌물 공여 증거 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수사가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복잡해 보여서 그렇지 직권남용 사건보다 훨씬 뚜렷하게 접근할 수 있는 수사”라며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흐지부지 마무리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를 둘러싼 신뢰성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점도 검찰로선 악재다. 검찰 간부를 지낸 한 변호사는 “바깥에서 보니 수사팀에 강단있게 수사할 거다, 수사 전문가다 할 만한 검사가 보이지 않는다”며 “수사가 난항을 겪는 것도 어느 정도 예상된 일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실제 검찰 내 다수 검사들에 따르면 수사팀 참여를 원하는 검사가 없다고 한다. 아울러 특수수사 경험으로 팀 내 ‘주포’ 역할을 맡던 김익수 부부장검사가 사실상 수사팀에서 빠지게 된 것도 현재 난맥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중앙지검은 김 부부장검사 배제 논란이 일자 다른 사건 처리를 겸하게 된 것일 뿐 수사팀에서 배제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겸하게 된 사건이 수년간 처리되지 않고 있던 ‘KT 쪼개기 후원금 의혹’이란 점을 고려하면 대장동 사건 핵심인력을 움직일 만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게 검사들의 지적이다. 실무진과 지휘부 수사방향 사이 의견 갈등이 표면화됐다는 것이다.

일선의 한 검사는 “사건 처리 과정에 이견은 얼마든 있을 수 있지만, 그 ‘전선’이 부부장검사까지 내려왔다는 게 문제”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일단 접은 것이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없진 않다. 11월 내 수사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던 수사가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란 것이다. 전담 수사팀 구성 이후 줄곧 주요 인물 신병 확보를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지적이 많았고, 결국 김만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혐의 소명 부족’으로 기각됐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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