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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총파업 95% 외면…'뻥파업'에 애꿎은 어린이만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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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주변에 경찰 차벽이 설치돼 있다.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 14개 지역에서 대규모 총파업과 집회 개최한다. 경찰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총파업 집회(3만명 예상)를 대비해 서울 도심 곳곳을 틀어막는 밀폐 차벽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찰 경비인력 1만여명을 투입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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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정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20일 총파업을 강행했다.

그러나 파업 참여 인원은 전체 조합원의 4.5% 안팎에 불과했다. 민주노총의 주력부대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대기업 노조가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데다 참여 사업장도 회사와 임금·단체협상을 둘러싸고 분쟁이 진행 중인 곳이 대부분이다. 사실상 민주노총이 내세운 ▶국가가 일자리를 보장하라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라 ▶불평등 사회를 평등사회로 전환하라 등의 요구사항과는 관련 없는 쟁의행위였다는 의미다.

특히 이날 파업에는 급식조리원과 돌봄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과 공무원노조 등이 참여했다. 이 때문에 애꿎은 영·유아와 민원인만 희생되는 꼴이 됐다는 비판이 인다.

이에 따라 이번 총파업도 2019년 3월과 7월, 지난해 11월에 이어 뻥파업 논란에 휩싸였다. 더욱이 힘없는 어린이 등을 볼모로 한 파업이라는 비난을 민주노총이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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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총파업을 하루 앞둔 19일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소속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조는 20일 돌봄·급식·교무행정·청소·학교스포츠 등 전 직종 파업에 나선다. 학비연대는 이번 파업에 2019년 7월 총파업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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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천명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110만명이 파업하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날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은 90여 개 사업장, 4만~5만명 정도였다(고용노동부 추산). 전체 조합원의 5%가 채 안 되는 수치다. 당초 민주노총은 110만명은 채우지 못하더라도 55만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용부는 "공무원 등은 점심시간을 활용한 파업 참여 등의 방법을 써 일선의 혼란은 크지 않다"며 "현대자동차 노조 등 주력사업장이 모두 빠져 예년의 총파업과 마찬가지로 참여 인원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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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 '1020 총파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철폐, 노동법 전면개정 등 노동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20일 수도권과 13개 시도에서 총파업 투쟁과 총파업 대회를 개최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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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파업 참여자 가운데 절반가량인 2만~2만5000명이 학교 급식과 돌봄 종사자로 유치원을 비롯한 일선 교육기관은 일부 혼란을 겪었다. 대구의 경우 482개 학교 중 유치원을 포함 50개 학교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학교는 빵과 음료 등으로 급식을 대체했다.

이처럼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이 동력을 잃은 것은 주력부대가 총파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상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장은 지난 2019년 "조합원들은 뻥파업, 묻지마 투쟁을 식상해한다"며 뻥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올해 현대차 노사는 파업 없이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하는 등 3년 연속 무분규 타협을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총파업 참여 사업장은 대부분 사업장 내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조합원 투표와 같은 정상적인 쟁의 절차를 밟아 쟁의권을 확보한 곳"이라며 "따라서 참여 사업장도 민주노총의 총파업 명분과 상관없는 사업장 자체 분규"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요구사항에 공감한 총파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에 앞서 정부는 민주노총의 총파업 철회를 촉구하고, 불법 행위에는 엄정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2차장 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중대본 회의에서 "민주노총의 전국적 총파업은 어렵게 안정세를 향하고 있는 방역상황을 위협하고,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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