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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정원, P2P방식 코인거래소 사기 거래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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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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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매수자와 매도자가 직접 가상자산(코인)을 거래하도록 중개하는 이른바 '탈중앙화 코인거래소(DEX·Decentralized Exchange)'에서 사기 피해 사례를 다수 포착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탈중앙화 코인거래소는 '개인 간 거래(P2P)' 방식으로 코인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형태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신원을 밝히거나 계좌를 인증하지 않고 가입할 수 있고, 기존 코인거래소와 달리 별도 서버를 운영하지 않아 거래 기록이 남지 않는 등 금융범죄 수사의 사각지대다.

21일 정보당국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해부터 일부 해외 탈중앙화 코인거래소의 사기 혐의 첩보를 입수해 조사한 결과를 최근 경찰청에 이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조사 결과 탈중앙화 코인거래소 업체 가운데 일부는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로 등록돼 있거나 공유오피스를 소재지로 두고 있는 사례도 있었다. 만약 탈중앙화 코인거래소가 사기성 거래를 중개한 뒤 수익금을 외국으로 빼돌려 종적을 감추면 피해자가 수사당국에 사기 피해를 호소해도 계좌 추적이 어렵다. 국정원 관계자는 "최근 일부 해외 업체들이 '세계 유력 금융사에 투자금을 예치하고 있고, 전문가 그룹을 통한 가상자산 거래로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속여 개인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이 파악한 탈중앙화 코인거래소를 통한 사기 수법은 '여의도 작전 세력'을 방불케 한다. 가장 대표적인 수법이 자전거래다. 특정 코인을 운영하는 법인과 임직원이 자사 코인을 사고팔면서 거래량을 부풀려 시세를 인위적으로 급등시키는 사례를 국정원이 포착했다. '코인스왑(Coin Swap)'이라는 사기 행태도 횡행하고 있다. 코인스왑은 이미 투자자에게서 신뢰를 얻고 있는 코인으로 투자를 받으면서 자사가 발행한 '무가치 코인'으로 돌려줘 거래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수법이다.

심지어 일부 탈중앙화 코인거래소는 회원을 모집하면 실적에 따라 배당 수익 일부를 제공하고 투자 유치금 목표를 달성한 뒤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다단계 업체와 유사한 수법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만큼 코인 거래를 미끼로 대형 사기로 비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스위스 기반의 A업체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회원 파트너를 모집하고 있다. 모집 글에는 자사 발행 코인을 보유한 회원을 스탠더드·파트너·플래티넘 등급으로 나눠 수수료 수익 중 일부를 배당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일정 금액 상당의 가상자산을 납부하도록 만든 뒤 자사 발행 코인으로 바꿔 보상해주겠다는 것이다.

B업체는 VIP라운지 그룹에 속하기 위해 자체 발행한 토큰을 일정 수량 소유해야 한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가입 회원만이 참여할 수 있는 신규 프로젝트 사업을 추천해준다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문구도 볼 수 있다.

미국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 업체 메사리에 따르면 탈중앙화 코인거래소의 거래는 지난해 5월 10억달러였는데, 지난 4월에 1223억달러까지 폭증했다. 권혁준 순천향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기존 코인거래소의 보안과 투명성 문제가 드러나면서 탈중앙화 코인거래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최근 모든 종류의 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하면서 상당한 자금이 탈중앙화 코인거래소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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