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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봉하 다녀오고, 지사직 놓은 이재명 “노무현의 길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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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여당 지지기반 상징 지역 방문
대선 행보 본격적으로 시작
24일쯤 이낙연과 회동할 듯



경향신문

봉하마을 방문한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경남 진해시 진영읍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너럭바위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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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는 25일 경기지사직을 사직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 5·18 민주묘역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5·18 묘역에서는 ‘전두환 옹호’ 발언을 한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격했다. 미뤄왔던 지사직 사퇴 카드를 던지면서 야당에는 역공을 가하는 식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경선 경쟁 후보였던 이낙연 전 대표와의 ‘원팀 구성’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 등 ‘내우외환’을 정면돌파하며 본격적인 대선 본선 행보를 시작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공지를 통해 “25일 24시까지 경기지사로서의 소임을 마치고 사직한다”고 밝혔다. 2018년 6월 임기를 시작한 이후 3년3개월 만에 지사직을 던지고 여당 대선 후보로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대선 출마 사퇴시한(오는 12월9일 전)까지는 지사직을 “책임 있게 하겠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대선 경선을 거치고 대장동 의혹까지 나온 상황에서 당초 계획보다 조기에 사퇴하는 방안을 고려해왔다. 특히 지난 18·20일 국정감사 출석을 계기로 대선 후보 행보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보고 사퇴를 결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송영길 대표 등 지도부도 이 후보의 조기 사퇴를 촉구해왔다. 이 후보는 “신속하게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되는 당의 일정을 존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사퇴 이후 조만간 정식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 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다.

5·18 묘역서 전두환 비석 밟아
봉하마을서 만난 권양숙 여사
“노무현 가장 많이 닮은 후보”

이 후보는 이날 광주 5·18 민주묘역을 참배했다. 지난 10일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첫 지역 일정이다.

통상 민주당 대선 후보가 처음 찾는 지역이 광주 5·18 묘역이지만 이날 이 후보의 발언의 내용과 강도는 여느 때와 달랐다.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을 겨냥해 “윤 후보의 말은 특별히 놀랍지 않다”며 “민중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혜택만 누리던 분이라 전두환이라는 이름이 갖는 엄혹함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씨에 대해선 “내란범죄의 수괴, 집단학살범이다. 국민을 지키라는 총칼로 주권자인 국민을 집단살상한, 어떤 경우에도 용서할 수 없는 학살 반란범”이라며 “국가의 폭력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와 소멸시효를 배제하고 살아있는 한 반드시 처벌하고 영원히 배상하고 진상을 규명하고 기록해야 한다. 전두환 그분이 오래 사셔서 법률을 바꿔서라도 처벌받게 되길 기대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묘역 초입 땅에 박혀 있는 전두환 기념비석을 발로 두 번 밟고 지나가면서 “윤(석열) 후보도 지나갔느냐”며 “존경하는 분이면 밟기 어려웠을 텐데”라고 했다.

오후엔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나 면담했다. 권 여사는 이 후보에게 “노무현 대통령을 가장 많이 닮은 후보”라며 “어려운 이야기를 알아듣기 쉬운 비유, 표현을 하는 것만 봐도 노 대통령과 여러 가지 닮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전재수 의원이 전했다. 권 여사는 “대통령 선거날 이 후보에게 확실히 한 표를 찍겠다”며 “대통령이 되고 다시 한번 봉하마을을 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가고자 한 ‘반칙·특권 없는 길, 사람사는 세상’이 제가 요즘 말씀드리는 ‘공정한 세상, 대동 세상, 함께사는 세상’과 사실 똑같다”고 말했다.

광주와 봉하마을 모두 민주당의 지지기반이자 상징적인 장소라는 점에서 이 후보 측 관계자들은 “사실상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루에 두 곳을 모두 방문하고 그 현장에서 야당 후보를 맹공하는 것을 통해 경선으로 갈려 있던 당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등과의 원팀 구성 및 대장동 특혜 의혹 수사 등 난제들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이 전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 “당연히 (이 전 대표를) 만나뵙고 우리가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힘을 합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측 좌장인 정성호 의원과 박광온 의원 등이 긴밀히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이 후보의 지사직 사퇴에 앞서 이르면 24일 공개적으로 회동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와 협의를 잘하고 정리를 먼저 해야 지사직 사퇴와 선대위 구성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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