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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스만 되면 작아지는 LG 베테랑, 2021 버전 해결사가 필요해 [엠스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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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이후 27년 만에 우승 찬스 잡은 LG, 절호의 기회 왔는데 제자리걸음

-중요한 찬스에 약한 팀컬러…득점권 타율 최하위권, 경기 후반 집중력도 약해

-베테랑 선수들, 찬스에서 단체로 ‘찬물’…오히려 신인급 선수들이 더 잘했다

-후반 순위싸움과 가을야구에서 중요한 베테랑 활약, 한대화 같은 ‘해결사’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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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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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LG 트윈스는 1994년 이후 27년 만에 다시 대권을 거머쥘 절호의 기회를 만났다. 정규시즌 9경기만 남겨둔 가운데 1위 KT 위즈에 2.5경기 뒤진 3위. 2위 삼성보다 3경기를, 1위 KT보다 1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어 충분히 역전 가능한 거리다.

그런데 우승을 차지할 절호의 찬스가 왔는데도, 좀처럼 위로 치고 올라가질 못한다. 19~21일 잠실 홈경기에선 3연패를 당하고 서울로 돌아온 키움 상대로 1무 2패에 그쳤다. 21일 9회말 기적같은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면 1무 2패가 아닌 3전 전패가 될 뻔했다. 같은 기간 경쟁자 KT가 2패, 삼성도 1패로 주춤했는데 이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렀다.

될듯 될듯하다가도 정작 중요할 때는 힘을 내지 못한다. 19일과 20일 경기는 이틀 연속 1점 차로 졌다. 19일엔 0대 5에서 4대 5까지 따라붙어 놓고 경기를 내줬고 20일에는 3대 6에서 5대 6까지 갔지만 거기까지였다. 21일에도 5대 5 동점은 만들었지만 역전까지는 가지 못했다.

특히 득점 찬스와 경기 후반 클러치 상황만 되면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LG의 팀 득점권 타율은 0.253으로 리그 9위. 시즌 내내 꼴찌였다가 한화 덕분에 10위에서 9위로 겨우 한 계단 올라왔다. 물론 통계적으로 득점권 타율이 유의미한 기록이 아니라곤 하지만 시계 세레머니에도 선수단 전체가 부담을 느끼는 팀 분위기라면, 더구나 시즌 내내 똑같은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다면 충분히 문제의식을 가져볼 만하다.

통념상 중요한 상황, 위기 상황에서는 어린 선수보다 베테랑과 연차 있는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반면 경험이 부족한 저연차 선수들은 중요한 상황에서 부담을 느끼고 어려움을 겪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LG는 정반대다. LG는 베테랑 선수들이 찬스 때 찬물을 끼얹고, 오히려 나이 어린 선수들이 득점찬스에서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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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타선의 연령대별 득점권 성적, 7~9회 득점권 성적, 하이 레버리지 상황 타율(통계=스탯티즈)



10월 22일 기준 LG 소속 만 29세 이상 타자들의 득점권 상황에서 타율은 0.242로 10개 구단 중에 최하위다. 득점권 출루율 0.346, 장타율 0.385에 OPS 0.732로 좋지 않다. 0.500을 기준으로 추가한 승리 확률을 보여주는 WPA도 LG 베테랑들은 0.85로 9위다(한화 -0.70으로 10위).

반면 만 28세 이하 젊은 선수들은 득점권에서 선전했다. 타율은 0.280으로 10개 구단 3위에 0.406의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고 WPA도 키움, 두산 다음으로 높은 1.84를 기록했다. LG 팀 내 득점권 타율 상위 6명 중에 5명이 만 28세 이하 신인급이다. 이상호(0.550)만 30대 선수고 이하 문성주(0.500), 신민재(0.500), 홍창기(0.337), 문보경(0.324), 이영빈(0.324)은 만 28세 이하의 데뷔 1년 차 혹은 풀타임 3년 이내 신예다.

만 29세 이상 중에 득점권에서 좋은 기록을 낸 선수는 이상호(0.550)와 채은성(0.300) 정도. 김현수의 0.275는 커리어 기록과 이름값을 생각하면 어딘지 아쉽고 유강남(0.256), 오지환(0.250), 김민성(0.215), 서건창(0.173), 이형종(0.160)도 경험치와 이름값, 연봉에 비해 숫자가 초라하다.

경기 후반인 7~9회 득점 찬스 성적도 어린 선수들이 훨씬 좋다. 만 28세 이하는 같은 상황에서 타율 0.269를, 29세 이상은 0.213을 각각 기록했다. 유강남(0.217), 채은성(0.188), 이형종(0.077), 서건창(0.077)이 특히 못 했다.

LG는 19일 경기에서 0대 5로 끌려가다 6회말 4대 5까지 추격했지만, 7~9회 3이닝 동안 안타 없이 볼넷 1개에 그쳐 한 점차로 졌다. 올 시즌 LG는 7회까지 리드당한 경기 승률 0.039(7위), 8회까지 리드당한 경기에선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할 정도(승률 0.019)로 뒷심이 약한 모습이다.

베테랑 ‘찬물’에 신인 선수들 커지는 부담…2021 버전 ‘해결사’ 어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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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세레머니도 부담인 LG 선수단(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이렇게 베테랑들이 찬물을 자꾸 끼얹으면 남은 시즌 1위 경쟁은 물론 가을야구에 가서도 문제다. 베테랑들이 해결해줘야 어린 선수들도 부담을 덜고 편안하게 제 기량을 발휘할 텐데, 지금처럼 형들이 제 몫을 못하면 저연차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20일 경기에서 이런 문제가 드러났다. 3점 차로 뒤진 9회말 LG 공격, 1사 만루에서 이영빈이 타석에 섰다. 볼카운트 3-1까지는 잘 버텼지만, 여기서 김태훈의 몸쪽 공에 배트를 돌렸다가 포수 파울플라이 뜬공으로 아웃당했다. 1점차로 따라붙은 2사 1, 3루에선 대타 이재원이 유격수 땅볼로 아웃되며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이영빈과 이재원은 올해가 풀타임 첫해인 신인 선수들이다.

류지현 감독도 신인 선수들이 자칫 과도한 부담을 느낄까 우려했다. 류 감독은 “최근 경기를 보면서 확실히 어린 선수들이 마음의 부담을 느낄 수 있겠다고 느낀다”면서 “어제(20일) 경기 같은 경우 평소보다 더 크게 와닿았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평상시 상황보다는 정말 중요한 상황, 시즌 후반, 단기전에서 어린 선수들이 버거워하는 면이 있을 것”이라며 “반대로 생각하면 어린 선수들에게는 좋은 경험이다. 분명히 앞으로 세대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선수들이 그런 경험을 하면서 성장할 것”으로 바라봤다.

이 때문에 류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찬스 때 타석에서 실패해도 질책보다는 박수를 보내며 독려한다. 20일 유리한 카운트에서 포수 뜬공에 그친 이영빈을 향해 ‘물개 박수’를 보낸 것도 그래서다. 류 감독은 “그 상황에서 실패했을 때 선수 본인이 느끼는 아쉬움이 클 거라 생각했고, 경기가 안 끝난 상황에서 감독이 먼저 독려하지 않으면 벤치 분위기가 가라앉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행동”이라고 말했다.

LG가 신바람을 내려면 홍창기의 원맨쇼와 신인들의 활약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베테랑들이 필요할 때 제 몫을 해줘야 한다. 특히 몇몇 고참 선수들은 시즌 내내 계속된 부진에도 류 감독이 계속 믿음을 버리지 않고 기회를 주고 경기 출전을 보장해준 만큼 이제는 결과로 보답할 때가 됐다.

‘신바람 야구’ 시절의 LG하면 많은 이가 류지현-김재현-서용빈 신인 트리오를 떠올리지만, 사실 당시 LG에는 눈에 띄지 않는 데서 필요할 때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준 베테랑 선수들이 있었다. 34세로 야수 최고참이었던 한대화가 시즌 내내 4번타자 ‘해결사’ 역할을 했고, 역시 34세 최고참 김영직이 전문 대타와 지명타자로 활약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 끝내기 홈런의 김선진, ‘검객’ 노찬엽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베테랑들이 앞장서서 팀을 이끌고, 신인들은 신나게 그라운드에서 뛰어다닌 결과 LG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신바람 야구’ 우승을 이룰 수 있었다. 나이 어린 동생들에게 언제까지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할 수는 없다. 이제는 형들이 나설 때다. 지금 LG에는 한대화 같은, 김영직 같은 베테랑 ‘해결사’가 필요하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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