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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또 끊길지 불안” KT 가입자 ‘엑소더스’ 시작… “위약금 물고라도 SKT·LGU+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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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A씨는 스마트폰부터 인터넷까지 묶어 KT가 제공하는 ‘결합상품’을 이용 중이다. 개별 상품에 가입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유·무선 인터넷망이 ‘먹통’이 되자, 모든 서비스 이용이 제한됐다. 내년 초 2년 약정 만료를 앞둔 그는 SK텔레콤으로 이동하기로 결심했다.

#20대 직장인 B씨는 최근 2년 약정으로 KT 스마트폰을 구매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 중인 그는 통신망 장애로 업무에 차질을 겪었다. 집 밖 카페로 나섰지만, 카페에서 사용 중인 인터넷도 KT라 몇시간가량 발만 동동 굴렀다. 약정에 묶여 꼼짝없이 2년 동안 KT를 써야 하는데, 위약금을 물고라도 통신사를 옮겨야 할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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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분 먹통’ 사태로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 KT의 가입자 이탈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KT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해는 2018년 아현 사태 이후 2년이 지난 시점으로, 통신사의 약정 기간이 끝난 시점과 일치한다. 알뜰폰 시장 확대도 한몫했겠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가입자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KT에서 경쟁사로 넘어가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쟁사들은 현 상황을 호재로 보기보다 통신업계 전반으로 여론이 악화하는 등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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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인터넷망 장애로한 무인 카페에 '네트워크 연결 상태 확인 요망'이라는 알림 메시지가 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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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아현 사태 후 2년 만에 가입자 나홀로 감소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KT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1750만112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3%(126만2718명)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수가 증가했다. 올해 8월 기준 SK텔레콤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2960만839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2% 늘었고, LG유플러스는 1490만2787명으로 1.3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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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 감소는 연간으로도 확인된다. 지난 2019년까지 성장을 이어왔지만, 2020년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0년은 화재로 통신 장애를 유발했던 2018년 ‘아현 사태’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 기준 KT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1738만8291명으로, 전년(1815만910명)보다 4.20% 줄었다. 이 기간에도 경쟁사들의 가입자 수는 늘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가입자 대부분이 2년 약정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불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았더라도 위약금 때문에 곧바로 다른 업체로 옮겨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다”라며 “약정 기간 이후 시차를 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8년 11월 24일 아현지사 화재 사고 당시 KT는 신규 가입자 유치에 애를 먹었지만, 결론적으로 2018년과 2019년까지 전년과 비교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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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에 올라온 KT 집단소송 참여자 모집 글. /화난사람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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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뿔난 소비자들 집단소송 움직임… “매출 감소분 파악해 손해배상 청구”

지난 25일 KT의 유·무선 통신 서비스 중단으로 피해를 당한 가입자를 중심으로 물밑에서 소송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공동소송 플랫폼인 화난사람들에는 통신장애로 피해를 본 인원을 모집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해당 사안에 대한 변호사 자문도 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법무법인 주원 김진욱 변호사는 “KT 측의 관리 부족, 미비, 부족 등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피해를 본 분들은 매출 감소분이 얼마가 되는지 등을 파악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KT는 통신 장애 사태로 인한 뚜렷한 보상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KT 서비스 이용약관에 따르면 KT는 5세대 이동통신(5G),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 등 이용자가 본인의 책임 없이 연속으로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경우 오전 11시 20분부터 오후 12시 45분까지 약 85분가량만 서비스 장애가 일어나 이러한 손해배상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KT는 지난 2018년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당시, 영업 피해를 본 이용자에게 통신비 1개월 치 감면과 피해 소상공인에게 최대 12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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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을지로 사옥(왼쪽부터), KT 광화문 사옥,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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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사에 호재?…통신사 여론 악화로 불똥 튈까 ‘노심초사’

KT의 통신장애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경쟁사가 이탈 수요를 흡수하는 반사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정작 경쟁사들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통신 3사의 독점 구도를 의식한 듯 오히려 이번 사태가 통신업계 전반에 대한 여론 악화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 2018년 KT 아현국사 화재 사태 당시에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당시 통신업계는 다음 해인 2019년 5세대 이동통신(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앞두고 대대적인 5G 마케팅을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화재 사고 이후 이들은 5G 전략을 알리는 행사를 취소했다. 화재사고로 재난 안전통신망의 신뢰와 안전에 대한 여론 악화에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KT 통신장애 사태 발생 당시 LG유플러스의 광고문자가 도마 위에 올랐다. 메시지에는 “올해 들어 더 빈번해진 SKT·KT 인터넷 통신장애와 오늘 또 한 번 발생한 KT 인터넷 멈춤 현상으로 빈번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저희 LG U+는 자사 광대역 망을 활용해 인터넷 멈춤 현상이 타사에 비해 극히 드물다. 이번 기회에 LG U+로 옮겨라”고 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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